자전거 타면서 ...
한차례 비가 오시더니
아침 바람이 선선 합니다.
어제 가을을 맞이한 덕분일까요?
한결 호흡하기도 가뿐 합니다.
한밤중에도 깨어나 울어대는 매미가
또다시 그 작업[?]에 들어갔는가 봅니다.
저희집은 작은 산자락 아래에 있어
늘상 매미소리를 듣고 있습니다만,
오늘의 그 울음은 더욱 우렁찹니다.
그네들의 삶이 욿츠려 들 것을 예견이라도 하는 것일까요?
저희 동네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을정도로
자전거의 생활화가 보편화 되어있는 곳입니다.
언젠가 구청 신문에서 자전거 전용도로가
안양천변에서 반포대교까지 연결이 되어있다는 기사를 읽고
반드시 그곳을 가보리라"마음먹은 적이있죠.
큰아이 유치원을 보내고 난 뒤
작은 녀석을 뒷자리에 태우고
그길로 강둑을 향해 패달을 밟았습니다.
안양천은 지류라서 일까?
가뭄탓일까?
[제가 다녀올 때는 장마 전이었습니다]
물빛도 많이 탁하고 냄새도 났습니다만...
안양천을 벗어나 원류인 한강을 맞닥드렸을때
그 장관이란...
물색도 다르거니와 그 위용 또한 가슴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수도 한복판에 그렇게 큰 강물을 끼고있는 것이
늘 경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아슬아슬하게 익숙치 않은길을 찾아
그곳까지 [성산대교밑] 가보긴 했지만
도무지 방향 표지판을 찾을 수가 없어
근처에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평일 오전시간이었지만
꽤 많은 분들이 자전거를 즐기고 계셨습니다.
마침 다른분을 기다리고 계시는 분에게 다가가
여쭈어 보았지요.
"이곳에서 반포대교까지 가는 길을 아세요?"
그분은 당신께서 마침 그곳까지 다녀올거라 하시며
함께하자 이르십니다.
일행이 오면 함께 합류해서 다녀오자고...
그렇지만
뒷자리에 커다란 짐을 싣고[?]있는 저로서는 도저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곳까지도 간신히 갔으니까요...
양화대교아래까지만 다녀오자하고 다시 강둑에 섰습니다.
10분정도 소요되는 시간이니
그곳은 다녀올 수 있을것 같더라구요.
강 바람을 가르며 ...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그렇게 여유만만... 양화대교 선착장을 찾았습니다.
그곳은 제가 둘째를 가져 배부를때
큰아이를 데리고 가끔 나와섰던 곳입니다.
지금은 작은 아이의 손을 잡고 다시섰으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느긋한 마음으로 냉커피한잔을 마시고
다시 자전거를 향해 걷던 저는
근처 간이 매점앞에 앉아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나치리만큼 복색이 화려하고
[몸에 딱 달라붙는 레깅스와 헬맷]
번쩍거리는 자전거와
중국 경극에나 나올법한 화장하며...
...
그런데...그분들은 족히 70이 넘어보이는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스틱아이스크림을 물고 호탕하게 웃는 그 분들은
그렇게 저를 주눅들게 만들었습니다.
겨우 세수만하고나온 얼굴에 부시시한 머리하며
집에서 입던 반바지와 땀에젖은 웃도리...
헝클어진 제 모습이 그분들의 모습과
비교되더라구요.^^*
젊은사람 못지않은 활기와 당당함...
돌아오는 길에는
뒷자리에 거구의 아내를 싣고가는 빈약한[?]모습의
남편을 또 만났습니다.
휘청거리는 자전거와 금방이라도 터질것 같은 자전거 뒷바퀴를
바라보며, 묵묵히 그 부부를 따라 갔습니다.
서로의 몸을 기대며...
자전거 바퀴 두개에 서로를 의지하며...
요즘 유행하는 2인용 자전거가 아니었지만
그분들의 그 나들이가 그렇게 눈물겨웠습니다.
용무가 있어서인지
뒷 안장에 서류봉투를 싣고 달리는 와이셔츠차림의 아저씨...
낡은 자전거에서 호기[?]를 부리며 달려오는
또다른 중년의 모습...
장바구니를 싣고 달리는 아줌마...
뒷자리에 아이를 태우고 강변을 달리는 내모습...
그렇게 각양각색의 모습들이지만
자전거위에서 바라본 우리 이웃의 모습들은
그렇게 열심히 패달을 밟으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진지한 모습들 이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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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물 
삶음의 향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