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한 일
새로 이전한 회사 출근길
골목 초입에 공원이있고 조금지나 재활용 창고가 있고
깊숙이는 주택가인 모양입니다
흰색승용차가 제법 속력을 내어 내려오고 있는것을
그 재활용창고에 차량정리 하시는분이 막아섰습니다
큰차가 이미 들어섰으니 작은차가 잠시 기다리라고 말이죠
그러자 차주인은 안달이 나서
"아저씨 저앞에 벌써 유치원차 와 있단말예요" 고함을 칩니다
아닌게 아니라 츄리닝바람에 엄마와
병아리복장의 사내아이가 보입니다
'이동네도 차문제가 골칫거리겠군"
그런데 말이죠
퇴근길에 보니 공원안쪽에 성(城)모양에 커다란 유치원이 있는겁니다
잠시 아침광경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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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딱한 사정이 아니고서야, 동네 초입에 있는 유치원을 두고
그 난리를 부리며 차를 태워 유치원에 보낼까 ?
아마도 정원초과라든가, 동남쪽 유치원에는 절대 보내지 말라는
구슬동자의 말씀이 있었을지도 모를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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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그무렵은 인도네시아 쟈카르타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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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돌지난 아들녀석의 우유병 꼭지가 찢어져서
교체해야 하는데 ' 누크'것이 없는 겁니다
서울에서라면 단호히 끊지 못하고 새것을 끼워주었을 나인데
방법이 없다보니 3살본인도 수긍이 가는지
찢어진 꼭지로 우유를 몇번 들이키더니 끊더군요
그 흔한 퍼즐은 다 쓴 스케치북 표지그림이나
과자상자를 맘데로 오려서 와이셔츠상자에
'후래쉬맨''바이오맨''울트라맨'등의 제목을 붙여 이용했습니다
추리놀이에 앞서 종이조형을 함께 배우는 셈이 되었습니다
4.5,6세 연령별로 하는 학습책 같은 것을 서울에서 한권 보내오면
처음은 손가락으로 다음은 연필로 그다음은 색연필로 공부했습니다
서울에서라면 이책 저책을 전전하면서,
끈기 없는 저를 답습하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지적능력 개발명목으로 평범하기 이를때없는 녀석을 앞장세워
특수교육을 기웃거릴지도 모를 나였습니다
큰녀석은 학교다녀와서 텔레비전 채널을 돌려봐도 신통치않자
농구를 찾아냈습니다
요구데로 마당에 골대를 설치해 주었더니 학교만 다녀오면 농구입니다
한 3년하니 키가 부쩍 커지더군요.
다른 외국인학교와의 시합도 있어 반둥이나 발리까지 원정경기를 하게되니
사춘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릅니다
공부잘하는 왕따는있어도 운동잘하는 왕따는 없습니다
여학생들 팬이 너무 많은 것이 흠이라고나 할까.
참, 대문밖을 나가도 아는 사람도없고 귀동냥도 없이 살았으니 망정이지
마당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를보며
그 흔한 학원 한군데 보내지 않고 버틸 재간이 있었을까요
아니, 특별한 것을 찾는 나는, 독선생을 모시느라
애꿋은 남편 등꼴만 휘게 했을것이 분명합니다
사랑이 넘쳐 내 아이는 앞서길 바라고
주목받게 하고 싶어하는 평범한 엄마였던 저는
지금 생각하면 부족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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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꽃길. 
혼잣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