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칼럼]모니터한다고 쫓아내
조선일보 2000/ 5/ 9 [미니 칼럼]모니터한다고 쫓아내
주택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모델하우스 모니터」 요원으로 일하는 30대 주부다. 지난 27일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8단지 앞 신정동 7차 H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모니터를 하러 갔다. 그 아파트는 위치가 좋은 편이어서 직접 청약할 생각도 있어 기대가 컸다.
내가 다른 방문객보다 질문이 많았고, 꼼꼼히 살폈기에 주목을 받은 것 같았다. 중년 직원이 다가와 『당신 누구냐』며, 대답도 하기 전에 내 손에 들고 있던 메모지를 뺐아갔다. 그는 나를 구석진 사무실로 데려갔다.
내가 온 목적을 밝혔지만 그는 위압적 태도로 말했다. 내가 그들의 분양 업무에 방해가 되며, 인터넷 사이트에 정보를 올리지 말 것과,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했다. 인터넷에 올린 정보가 꼭 회사에 누가 되는 게 아니며, 나도 청약할 계획이라고 얘기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는 『회사의 인지도 만으로도 장사가 잘 되는데, 당신이 뭔데 모니터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런 태도는 모델하우스를 만든 취지와 어긋나며,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 김정미(가명) 31·서울 양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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