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 시리즈 2 (씩씩한 새댁)
씩씩한 새댁이
처음 시작한 일은 "서울을 공부 하는일"이었다.
남편이 사다준 "서울 지도와 버스 노선표"를 들고,
서울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경복궁, 비원 덕수궁 창경원.... 고궁을 비롯하여
남산 도서관, 식물원, 박물관 YWCA,YMCA,...명동으로...
세운상가, 방산시장, 철량리로 구파발로...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철저히 구경하고
느끼고, 메모하며 배운다.
거의 걸어 다니면서 였지만,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까지를 여행 하는 날도 많았다.
158번은 구파발이 종점
1번은 정릉이 종점였고, 8번은 우이동까지 가고,
135번은 서강대와 세검정을 오가고,....148번은 능곡까지 갔다.
지금 유명한 강남이나, 잠실, 상계동은 그냥 허허 벌판이였고,
고층 아파트라고는 압구정 현대가 시작을 했어도 보통사람들은 관심도 없었다.
지금도 그 번호의 버스들이 있는지 알수 없지만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아가의 젖먹일 시간이면 나는 뒷자리에 앉아
당당히 젖을 물리곤했다.
엄마라는 이름이 얼마나 나를 당당하게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그러기를 수개월
서울이 거의 한눈에 들어 올때쯤 에는
참 많은걸 보고 느꼈다.
훗날 나에게 큰 정신적 재산이기도 했다.
아가가 기기 시작하면서, 한평반 짜리 셋방이 너무도 작게 느껴 진다.
그래서 아가와 나는 집에서 가까운 북한산을 놀이터로 정한다.
산을 보여주고,
꽃과 나무의 냄새를 맡게하고,
물소리를 들려주며, 햇볕의 따스함도 느끼게 해주고
또 엄마의 마음을 함께 들려 준다..
그리고, 집에서 할수 있는 일을 찾는다.
"열심히 무언가 만들기를 시작했다.
"리본플라워",
풀먹인 색천을 접고 오려서 장미와 해바라기 같은 꽃들을 만들어
나무 받침대에 붙히면 벽걸이 장식품이 된다.
잘-만들면 수예점에서 재료를 대주고 수고비를 준다.
"매듭 벽걸이" 스킬 매트 만들기" 등...,
수출용 비닐 포장지에
영어 인쇄물 오타 찾아 고쳐주기"(방산시장)
일감만 있으면 잠을 설치며, 열심히 일했다.
아기옷도 미싱으로 만들고 털실로 짜고...
집에서 할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
이웃이 나에게 붙여준 별명은 "씩씩한 새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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