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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활 사나이 2부 -3탄
안녕하세요? 모두 잘 지내시길 빕니다. 오랜만에 바른 사나이 얘기를 전합니다. 몇가지 더 있었는데 도무지 생각이 안나네요. (뇌의 용량은 어떻게 업그레이드 합니까?) 요즘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축복(?) 속에서 삽니다. *** 이름 *** 약국에서 종우의 감기약을 조제할 때의 일입니다. 약사 : 이종우~ 종우 : (약을 받아 들며) 네~ (이름을 확인하더니) 이건 내거 아닌데.... 약사 : 어디.... 네 이름 맞잖아? 종우 : 이건 이꽁우라고 써있잖아요? 약사 : (웃음을 참으며) 어? 정말 그러네? 다음엔 이종우라고 제대로 써줄게. 오늘은 그냥 이해해 줘. 제가 보기에도 ㅈ을 흘려쓴 어른의 글씨체가 종우 입장에서 보면 꽁우로 보이더군요. 꽁우가 되기 싫어했던 종우의 표정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요즘 종우는 유치원에서 배워 온 각종 말과 행동으로 저를 놀라게 합니다. 예를 들어, * 엄마! 내가 새로 배워 온 개다리춤 춰볼까? * 데따 많아! 데따 커! (아주 라는 단어가 차지하던 자리는 이제 데따에 밀려 거의 사용되지 못합니다) * 얼씨구~ 절씨구~ * 아, 짜증 나! 아직은 그러려니 하면서 지켜보는 중입니다. *** 고백 *** (종우 친구 예은이 기억하시죠?) 종우 : 엄마! 나 편지쓸래요. 엄마 : 그래? 그럼 써봐. 누구한테 쓰는 건데? 종우 : 예은이! 엄마 : (옆에 있던 종이랑 연필을 준다) 종우 : 엄마 ! 여기다 하트를 예쁘게 그려줘. 엄마 : (내색은 안했지만 순간 놀랐습니다) (그려주고 나서) 뭐라고 쓸건데? 종우 : (바로) 사랑해! 예은아! 엄마 : (아까보다 더 놀랐습니다) 그래? 사랑하면 하트를 그려주는 거야? 종우 : 그으럼~~ 바로 사랑한다는 표시야. 엄마 : (숨을 고른다) 그으래? 그럼 여기에다 예쁘게 써. 예쁘게 써야 예은이도 종우 맘 알아주지. 그 순간 종우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정성을 다해 편지를 썼습니다. (잠시 후) 종우 : 엄마! 나 편지 하나 더 쓸래. 엄마 : 누구한테? 종우 : 예은이한테. 엄마 : 금방 썼잖아? 종우 : 할말이 또 있어. 엄마 : (다시 종이를 더 준다) 무슨 얘기를 쓸건데? 종우 : 엄마! 결혼은 언제하는 게 좋아? 엄마 : 글쎄~~ 한 20년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종우 : 아니 몇 월에 하는 게 좋냐구? 엄마 : 자기 하고 싶은 달에 할 수 있어.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5월을 좋아해. 종우 : 그럼 나도 5월에 해야겠다. 5월에 결혼하자 라고 써야지. 정성을 다해 5월에 결혼하자고 편지로 청혼하는 글을 쓰는 종우를 조용히 지켜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해마다 5월이면 아들 혼수준비나 해야할까 봅니다.) 예쁜 편지 봉투도 챙겨 주고 봉투에 하트도 다시 크~게 그려 주고 두 통의 편지를 들고 종우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 어떻게 전해줄거야? 종우 : 내일 아침에 집에 가서 줄까? 엄마 : 예은이는 먼저 가잖아? 우편함에다 넣어 놓을까? 종우 : (왠지 우편함을 못 미더워 하는 눈치다) 엄마 : 그럼, 내일 유치원에서 줘. 종우 : (슬픈 얼굴로) 엄마! 이젠 예은이를 만날 수 없어. 엄마 : 왜? 종우 : 예은이는 2층이고 나는 1층이잖아? 그리고 예은이는 종일반으로 가서 집에 올때도 못 만나. 갑자기 마음이 아팠습니다. 예은이는 2월생으로 같은 나이임에도 먼저 취학을 해야 하니 6세반에서 공부하고 종우는 5세반에서 공부합니다. 그러니 쉬는 시간에도 만날 수 없습니다. 두 녀석은 아침과 오후 노란 버스를 함께 타며 가고 오는 그 짧은 시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했고, 충분히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예은이는 1월부터 종일반으로 바꿨습니다. 아침이면 먼저 엄마가 출근하고 멕시코에서 근무하던 아빠가 12월말로 돌아와 본사근무를 시작하면서 셔틀버스보다 이른 시간 예은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갑니다. 방학 이후 개학날인 1월 7일부터 종우의 외로움이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다른 남자 친구들과 여전히 장난치며 유쾌한 얼굴로 돌아오지만.... 유치원에서도 집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친구가 된 예은이 아마도 그 친구에게 제 진심을 전하고 싶었나 봅니다. 이제 만 4살 반 아직 많이 어리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려는 모습이 제게는 무척 다행으로 감사하게 여기집니다. 아이의 자라는 모습이 한 눈에 띄지 않듯 사랑도 조심스레 소중히 키워가기를 바래 봅니다. 그리고 사랑의 눈부신 앞면만 보지 않기를 더불어 양보,인내, 희생,기다림 등 든든한 사랑의 뒷모습도 배워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가슴앓이로 변해가는 종우의 사랑 잘 가꾸어나가기를 성원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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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정비교육] 1월9일 일기 |
 지나가는 생각 하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