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별 연습
이사를 앞두고 마음으로 만났던 이웃들과 이별 하려니 마음 한자락이 무겁습니다. 벌써부터 "언니 이사가면 난 어떡하지? 누구한테 물어보냐구" 하면서 만날때마다 날짜를 헤아리는 지아 엄마가 오늘 오후 아이 하나를 앞세우고, 하나를 업고서는 화분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이별 선물로 .... 그저께 역시 민호엄마가 한숨까지 푹 쉬며 " 너 이사가는 날 난 안 나온다. 나 너 가는 거 못보니까 그렇게 알아. 가슴아파서 분명히 울텐데 좋은 날 눈물바다 만들일 있냐? 여기서 내 맘 다 보이며 산 건 너였는데 " 하면서 눈은 빨간 토끼눈을 하고 있어 건드리기라도 하면 통곡이라도 할 모습이었습니다. 민호엄마와는 동갑이라 더 편히 지내던 친구였습니다. 그 얼굴을 보던 내 눈에도 눈물이 고여 얼른 고개를 돌려 버렸지만 대답하는 내 목소리는 이미 메어있었습니다. "야, 딱 1년만 살고 다시 와. 알았지? " 만날 때마다 다짐하는 야채가게 아줌마, "언제 가요? 벌써 ?" 만날때마다 물어보는 문방구 아저씨, " 정 떼어야지. 아는 척 하지마. 종우엄마" 로 일관하는 책 대여점 아저씨와 빙그레 웃는 아줌마..... " 섭섭해서 어떡하냐, 환송회라도 해주어야겠다. 언제 밥먹을까?" 물어보는 마리아 할머니와 친구분들.... 길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등두드려주시고 껴안아 주셨는데......... " 바쁘지? 어여 가. 어여" 하시며 손을 휘휘 저으시던 그 모습까지도 못내 그리울 겁니다.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서 발을 들여놓으면 좀처럼 쉬 놓아주지 않는 분식집 아줌마......... "이제 누가 친절히 잔돈 가져다 주냐? 그런 사람 이젠 없을거야. " 하며 이 것 저 것 먹어보라며 권해주는 모습이 친언니 같습니다. 지난 몇년동안 제게 들어오는 잔돈을 모아서 늘 가져다주고 큰 돈으로 바꾸어 왔거든요. 장사하는 사람들은 잔돈을 바꾸러 다니는 것도 일이라는 것을 알고 해온 일이지요. 작은 일에도 크게 기뻐해주어 오랬동안 해올 수 있었습니다. 제겐 이처럼 너무도 좋은 이웃들이 많습니다. 저희 가족과의 이별을 아쉬워 해주어 너무 고맙고 슬프고 ....... 그래서 오늘 저는 편지지를 몇 묶음 사가지고 왔습니다. 마음으로 만났던 이웃 친구들과 손님으로 대하지 않고 가까운 이웃으로 대해주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제 감사의 마음을 다 담을 순 없지만 감사의 인사를 하려구요. 그리고 작은 선물도 하나씩 준비하려 합니다. 이렇게 이별을 준비하고 연습이라도 하면 떠나는 날엔 조금은 덜 슬플까요? |
|
| 
|
 내일은 어린이 날! |
 비를 맞으면서도 즐거운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