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할아버님이 보고싶습니다.
1년전 초겨울의 문턱에서
절 끔찍히 아껴주시던 시할아버님이 세상을 버리셨습니다..
분가 하기 3년전까지 모시고 사셨던 분이었는데..
첫애를 임신하고 유난히 크고 빨간사과가 먹고싶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인지라 백화점 이외에선 사과를 팔지 않기에..
거금(?)을 준 사과세개를 남편에게 선물받고 난뒤..
사과에 대한 그리움(^^)은 날로 더해갔죠..
언젠가..
아침식사시간은 다되어 가는데..
할아버님이 산책하고 오시지 않는거였어요..
오전 10시가 다 되어서야 집으로 들어오신 울 할아버님..
까만 비닐봉지를 가슴에 안고 제방으로 오시더니
슬그머니 방바닥에 내려놓으시며" 아가~~혼자만 몰래 먹어라..
가락동수산시장가서 네가 먹고싶어하는 사과 10개나 사왔다"라며..
틀니를 드러내며 활짝 웃으셨습니다.
그러고 있는 찬라..
울 큰시누가 제방문을 열더니..
"어머..왠 사과야 맛있겠는데.."라고 한마디 하다
할아버님에게 된통 혼이 났더랬어요..^^
그렇게..
그렇게.. 할아버님의 손부사랑은 지극하신 분이셨거든요..
비오는 날이면 당신 며느리보다 손부가 해주는 파전을
더 좋아하시며 맛나게 드시는 분이셨는데..
첫애 태어나서는 이른아침 산책하고 돌아오시는 길이면
고장난 장난감 한아름 주워 오셔선 손수 깨끗이 씻고
부품상 가서 부품 갈아끼우고..이쁘게 페이팅작업까지 해서는
증손주에게 선물하시던..울 할아버님이셨는데..
손부 요리학원 다니라며 학원비 손에 쥐어주시곤
조리사 시험 날 아침엔 직접 시험장까지 응원나오셨던 울 할아버님이셨는데..
오늘은 그 분이 보고싶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손부...
세상 어느누구보다도 아껴하시며 귀여워하시던 울 할아버님..
"우리 복덩아" "우리 이쁜아"하시던...
오늘은 그 분이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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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신부에게... 
황혼의 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