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산행기
이사오고 나서 집 가까이 얻게 된 관악산과 청계산,
아이들 데리고 올라가야지 하고 벼르던 일을 어제야 실행했답니다.
시끌벅적한 시장과 아파트 입구를 지나
'관악산 삼림욕장'이란 팻말을 따라 들어가니
너무 적막하지도, 너무 울창하여 올라가기도 전에
기를 죽여버리지도 않는 야트막한 산길이 나옵니다.
그 산길을 따라 걸어가자니
나무와 길 중간중간에 걸려진 팻말이
마치 '시의 숲'에라도 들어온 착각을 들게 합니다.
한쪽으로만 치우쳐 자라는 나무에게는
'편식하는 나무'라는 팻말이,
한 기둥에서 양갈래로 곧게 가지를 뻗은 나무에는
'물구나무 서는 나무'라는 팻말이 걸려있답니다.
또 숨이 조금씩 가빠지기 시작하는 길 옆에는
'한 숨 돌리고 가는 쉼터'가 있고
'다람쥐 소풍길'도 있답니다.
'맨발로 걷는 길'에서 맨발로 걷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엄마, 땅이 참 말랑말랑해요. 부드럽고요.'라며
땅의 감촉을 이야기 합니다.
머리 위 나뭇가지에 부는 바람으로 인해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나자
작은 아이는 '나무에서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며 꼬마시인같은 표현을 합니다.
' 조금만 부지런을 떨고 나서면 이렇게 좋은걸...'
하며 이제서야 이곳을 찾은 것을 후회하면서
이제는 자주 숲을 찾기로 했답니다.
2시간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참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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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만나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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