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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사랑
이번주 내 시간 맞춰 보는 프로가 있습니다. KBS 인간극장 '황혼의 사랑'이 그것입니다. 69세 할머님과 74세 할아버님이 두손 꼭 잡고 다니십니다. 시장을 가실때도 병원을 가실 때도 항상 옆에 계십니다. 3년전 서서히 찾아온 치매 때문에 다시 아기가 되어가는 할머니, 그 옆에 할아버지는 엄마처럼 할머니를 돌보십니다. 첫 방송된 월요일. 전 딸아이와 한참 울었습니다. '치매'가 뭔지 모르던 딸아이도 젓가락 정리를 못해 쩔쩔매시는 할머님 모습을 보며 울고, 전 할머니의 길고 고운 손가락과 할아버지의 웃음을 보고 울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부터는 별로 슬프지가 않더군요. 마냥 부럽기만 했지요. 60이 넘도록 공부 욕심 많은 할아버지 수발만 하며 사신 할머니, 그리고 치매가 시작된 할머니를 위해 조리사 자격증을 따며 요리를 해 주시는 할아버지. 정말 부럽고 아름다움 모습이었습니다. 일요일 별일도 아닌일로 남편과 투닥거리고 마냥 뻣뻣하게 며칠 보냈습니다. 오늘 비는 주룩 주룩 오는데 점심시간 남편 회사 앞에서 짬뽕 먹으며 담판을 지었지요. 한그릇 다 먹기도 전에 시시하게 끝날일을 뭐하러 며칠 그 잘난척들을 했는지.... 60이 넘고 둘중 하나 병들면 할머니,할아버지 처럼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일 수 있을 까요. 버섯 액기스 내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주고 글자판 가져다 놓고 다시 한글 알려주고 아침마다 씻겨주고 곱게 머리도 빗겨 줄수 있을지 돌아 봅니다. 그리고 그 사랑 법 닮고 싶습니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김 광 석 곱고 희던 두 손으로 넥타이를 메어 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 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 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감에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 다 떠난다고 여보 내 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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