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길에서 옷벗는 남자
캄캄한 겨울한밤중 취객들이 길에서 차를 잡느라 동분서주하는 모습!
아마도 연말이라 어느때 보다 많이 볼수 있는 서울의 밤풍경입니다.
길에서 옷벗는 남자 바로 내 남편입니다.
왜?냐구요.
한밤중 겨울 양복이나 코트가 검정색이라
운전자들이 자기를 보지못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하자는 차원에서
한밤중 술에 취해서 길을 건널 때는 언제나 윗옷을 벗어
하이얀 와이셔츠 바람으로 길을 건넙니다.
혹시 취중에 본인이 실수를 하더라도
상대방 운전자가 쉽게 발견할수 있도록하는....자기방어죠.
철든이후 지켜온 오랜 습관!
간밤에도 밤은 깊고 날씨는 추운데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려 잠깐 길에 나가서 있었더니
길건너 택시에서 내려선 어떤남자 웃옷을 훌훌 벗고
하얀 와이셔츠 바람으로 길건너는 남자.
바로 틀림없는 내 지아비였지요.
"인생무상 삶의 회의"를 뇌이며 비틀거리는 남편을 앞세우고
난 저만치서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는걸 확인하고
슬쩍 계단으로 먼저 집으로 올라 옵니다.
이제 곧 환갑의 나이로 접어든 주름진 얼굴.
늘 고민하면서 이시대의 햄릿으로 살지만
마음은 아직도 때묻지 않은 순수!
철들지 않아 더러는 내마음을 아리게 하는 남자.
그래서 나는 더욱 그를 좋아합니다.
아직도 그와 함께 걸어 갑니다. 이 험한 세상을 ....
더구나 술을 나보다 더-사랑하는 남자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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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의 편지... 
은행나무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