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원피스
얼마전 일이 있어 친정엘 갔더니 친정 아파트 베란다에
기저귀 같은 하얀천이 풀이 빳빳하게 들인체 널려져 있더군요.
"엄마. 이거 뭐야?"
"엄마가 시집 혼수로 만들어놓았던 무명이란다"
"무명?"
"그래 45년이나 묵혀두었던 터라 폭폭 삶아 빨았어"
"뭐하게? 아무 쓸모도 없어보이고만.. 쩝"
"무슨 소리야.. 요즘은 눈 씻고 찾아보기도 힘든데. 다 쓸데가 있어"
울 엄마 소시적에 삼베며 무명이며 동네 처자들 중에 가장 뛰어나게
잘 만들었다는 엄마의 무용담은 주변 친지들에게 들었던 터라 알고는 있었지만
45년전 엄마가 직접 만든 무명은 처음 본지라 신기하기만 하더라구요.
그일이 있고난후 3일이 지난 오늘..
울 엄마 시리다 못해 눈부신 하얀무명천으로 제 원피스를 만들어 오셨지 뭡니까?
엄마의 봉제솜씨야 익히 알고있었지만 딸 몸치수 한번 재지 않았으면서
어쩜 그렇게 기가막히게 딱 맞는지..
시력도 좋지 않으면서 하나밖에 없는 고명딸 생각하며 재봉틀을 돌렸을 엄마를
생각하니 울컥 ㅠ.ㅠ
정말 저희집에 스캔이 있다면 주라가족분들에게 선보이고 싶을 정도로
완벽한 원피스랍니다. ^^
가슴에 코사지 하나만 단다면 외출용으로 손색없을..
결코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그져 그런 민소매 원피스인데도 제눈엔
세상 그 어느 명품 원피스 보다 아름다워 보이네요.
45년전 엄마가 만든 무명..
그리고 45년이 지난후 그 무명으로 만든 원피스..
다시한번 엄마란 존재는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물이라는 것을
가슴으로 느낀답니다.
전 제딸에게 엄마에게 받았던 사랑을 그대로 전달해줄 자신이 없네요.
그져 엄마 사랑앞에 머리숙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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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만없어도 살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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