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오늘은 할머니 생신이였다.
우리 아버지를 포함해 형제 세분이 모두 돌아가신 탓에
할머니는 생신잔치를 고사하셨다 한다.
작은아버지와 우리아버지가 두달사이에 세상을 저버리시고
곧이어 큰아버지 큰어머니가 차례로 할머니를 앞섰다.
할머니는
자식들 제사날을 잊지않으시며
매번 사촌들이 다 모일수 있게 해주시지만 그즈음엔 곡기를 끊으신다.
자식 제삿밥 드시지 않겠다시며....
올해로 99세,공식적인 연세는 그렇지만 주민번호상은 01로나간다.
올해 태어나는 아이하고 어떻게 구별될런지...
의료보험공단에서 건강장수상이라며 금도금한 주발을 선물하셨고
살고 계신 안양에서 장수 순위 안에 드셔
지방소식지에도 할머니의 장수 비결이 실리기도 했지만
내가 본 우리할머니는 그야말로 자식먼저 보낸 서러움 그 자체였다.
우리할머니께서 그리워하시는
우리 아버지의 기억들을 들으며 가슴한편이 저며왔다.
자식들이 모두 살아계신다면 얼마나 기쁜일인가?
삼삼오오 모인 친척들과 이야기 하는동안 할머니가 안보이셨다.
할머닌 유일하게 남은 따님(내겐 고모)이 가시는 길을
저만치 골목길까지 나가 눈길에 미끄러지지 말라며 당부한 뒤
보이지 않을때 까지 그 길을 응시하고 계셨다.
어린아이를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
.....내 아버지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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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이 좋아 올려봅니다.-만남- 
바른 생활 사나이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