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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준비하며.
전 항상 진득하지 못함이 문제입니다. 반짝은 있는데 곧 한계가 보이는... 여러가지 핑계를 붙여 이사를 가기로 했습니다. 어쩜 저의 진득하지 못함이 여기에도 영향을 끼쳤을 거구요. 이사 준비하며 제일 처음 한것이 책 버리기였습니다. 남편이나 저나 졸업후 한번도 펼쳐보지 않았던 전공책들 버렸습니다. 하나 하나 박스에 넣다가 사이사이 끼여 있던 필기나 낙서들이 일을 참 더디게 하더군요. 그때 옆자리에 친구들,학교, 그시절이 너무 생생해서.... 버리기도 연습인가 봅니다. 한번 버리기 시작하니 그동안 망설이다 그냥 그냥 두었던 것들 점점 쉽게 버려 지더군요. 참 없어도 될것들 많이 끼고 살았단 생각 듭니다. 사람과 사람들 사이 풀리지 않는 것들도 이렇게 연습으로 정리되고 버려지고 풀어진다면 참 좋겠지요. 이사 오는분 흉볼까봐 평소 잘 닦지도 않던 싱크대며 세면대 청소도 했습니다. 이젠 얼추 정리도 끝냈는데.... 갑자기 섭섭해집니다. 잠자리에 누웠던 딸애도 갑자기 눈물 그렁그렁해 품에 안깁니다. 살면서 끓임없이 해야할 연습인데 아직은 좀 어렵습니다. 정주고,떠나고, 새집에서 인사 드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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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 넘어 어렴푸시 옛생각이 나겠지요. |
 주부지만 소녀처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