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감사를 남겨준 주말농장
갑자기 추워진 날씨...
이런날에는 무얼 하며 지낼까 궁금해지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지난 주말
9월초에 심었던 배추를 수확했습니다.
늦게 심어서 인지 배추 포기는 작았지만
그래도 왜 그리 뿌듯하던지요.
모종을 심었는 데 한포기도 죽지 않고 다살아 준 것 만으로도
감사했답니다.
우리 딸은 배추를 뽑고(생각보다 너무 쉽게 뽑히더라구요)
저는 다듬고 남편은 배추를 싣고 갈수있는 곳 까지 배달하고...
그렇게 즐거운 수확의 시간을 가졌답니다.
우리 딸이 너무 신나하며 하길래
"우리딸 왜이렇게 열심히 잘해?"라고 했더니
"엄마와 우리 아기때문에 내가 더 잘도와주는 거죠. 엄마 힘들까봐.."
사실 저는 둘째를 가졌거든요...
참 기특합니다.
동생을 가지니 벌써 마음자세부터 틀려지네요..^^
추워지기 전에 일을 마쳐 정말 다행이다 싶었어요.
정말 가까이 있으면 몇포기라도 나눌 텐데...
이웃에 조금씩 나눠주고 시댁으로 가져가
김장할 계획이예요..
정말 누리님 말씀처럼 저도 주말 농장을 하면서
참 농사라는 것이 우리의 인생과 똑같고 자식키우는 것과도 같다는
마음이 늘 들곤 했어요...
흙은 무엇보다도 정직하다는 말도요...
또 무엇보다 시기, 때가 참 중요하다는 사실도 배웠어요.
씨를 뿌릴 시기를 놓치면 그만큼 수확도 적고 늦어지더군요.
정말 게으런 농부에게는 그 게으런 만큼 수확이 적을 수밖에 없더라구요.
봄에는 잘모르고 (씨를 뿌린 경우)좀 더 키워서 먹어야지 하면서
자주 솎아 주지 못했는 데 결국 솎아주지 못해 오히려 잘자라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가을에는 갓을 자주 적절히 쏙아 주었더니
다른 밭보다 훨씬 크고 잘자라는 것을 보았어요.
흙에 적당한 거름을 주고
물과 햇볕 그리고 적절히 솎아 주기 그리고 농부의 사랑과 정성이 농사에 필요하듯이
사람에게도 특히 아이를 키울 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씨가 뿌려지고 싹이 돋아 날때의 그 오묘한 느낌을 비롯해
채소 하나하나에 저마다의 고운 빛깔과 향기를 갖고
피어나는 꽃들에게 감탄을 했고
무공해이기에 만날수 있는 다양한 곤충들의 만남도
반가웠답니다..
말로써만 "감사"라고 표현하기에도 뭔가 부족해 보일 정도로
풍성한 감사를 느낀 한해였습니다.
늘 이렇게 자연을 누리며 느끼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혹
주말 농장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내년봄에 꼭 한번 도전해보세요.
제가 미처 나누지 못한 풍성한 감사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군고구마와 군밤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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