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생활 사나이 3부 1탄
* 어린이 날
주위의 친구들 덕분에 이제 종우도 어린이날이 있다는 것과
그 날은 선물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나 봅니다.
어제 저녁 갑자기
아들 : 엄마 ! (뜬금없이) 기도하자.
엄마 : (의아해하며) 그 으 래? 그럼 기도하자.
니가 먼저 시작해 봐.
아들 : 예수님! 어린이날에는 드렌저 팽이랑
000 000 팽이를 (제가 이름을 못외운답니다!)
선물로 주세요.
엄마 : 예수님! (웃음을 참으며)
선물을 주실 땐
종우가 그동안 친구들과 잘 나누고 양보했는지를
먼저 기억해 주시고
엄마 말씀도 잘 들었는지를
꼬~옥 생각해 보시고 주세요.
그리고 그 때까지 저희가 서로 사랑하면서
잘 지낼테니 잘 봐주세요.
둘이서 : 아~멘!
잠시 후 엄마는 종우의 생 떼에 화를 낸다.
아들 : (울상을 지으며) 엄마! 어떡해?
예수님이 다 들었겠다.
엄마는 왜 참지 못하고 화를 내요?
선물 안주시면 어떡해~~에 잉..잉..........
엄마 : (이~씨) 아~니 그게 왜 엄마 때문이야~~~~~~~
아이고 나 참!
오늘 오후
아빠 : 종우야! 우리 어린이날 선물 사러 이마트 갈까?
종우 : (굉장히 고민하며 망설인다)
아빠! 엄마랑 어제 기도했어요.
그래서 선물은 예수님이 어린이날 주시기로 했는데.......
그러니까 아빠는 안 사주셔도 돼요.
그런데 아빠! 이번에도 산타할아버지가 오셔요?
녀석은 똑같은 선물이 겹칠까봐 고심했습니다.
덕분에 저 혼자 유행 다 지난 탑블레이드 팽이 사러
순례해야 할까 봅니다.
일편단심 팽이~~~
크리스마스 선물도 달랑 팽이였는데
이제 어린이날까지도 팽이랍니다.
* 예쁜 여자
평소 드라마를 거의 보지 못하는데 우연히 여인천하를
종우가 몇번 보았습니다.
아들 : 엄마! 경빈박씨 예쁘지 않냐?
(순전히 제 말투입니다)
엄마 : 뭐가 예쁘냐? 난 중전이 훨씬 더 예쁘더라.
봐라. 훨씬 예쁘지.
중전은 품위가 있어 보이지 않냐?
경빈 박씨는 눈빛도 무섭다아.........
아들 : 내가 보기엔 (요즘 종우가 자주 쓰는 표현)
경빈박씨가 더 예뻐.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는다)
엄마 : (흠칫 놀라며) 어디가 더 예쁜데?
아들 : (방안에 있던 그달의 홈 쇼핑 책자를 가리키며)
엄마! 경빈박씨가 예쁘니까 여기에도 제일 앞에 나왔잖아?
중전이 예쁘면 중전이 나와야지.
(의기양양해서) 내 말이 맞죠???????
엄마 : (배를 움켜 잡으며) 아이고.....푸하하하하.......
예쁘니까 여기 표지 모델로 나온 거라구.....
그래. 니 말이 맞나봐...... 말 되네.........
그래도 너무 웃긴다......우하하하하
* 맥가이버
두어달 전 낯선 방문객들이 찾아와 종교적인 만남(?)을 요청했는데
제가 외출을 이유로 거절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은 저희 집 현관문에 붙여졌던 '천주교회 교우의 집'이라는
교패를 뜯어 발로 밟다가 마침 인터폰으로 복도를 보던
앞집 아줌마의 눈에 띄어 그녀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고
돌아간 일이 있었습니다.
며칠 후
아들 : (유치원에서 돌아오면서) 엄마! 여기 붙여놓은 거
어디 갔어요?
엄마 : 어떤 사람들이 뜯었어. 그래서 엄만 많이 속상해.
왜 남의 물건에 손을 댈까?
나중에 다시 사서 붙이자.
아들 : 엄마! 좋은 생각이 났어.
(신이 나서) 내가 만들어 줄께.
더 멋지게~~~
그 날 이후 아들이 만든 종이 십자가에 삐뚤빼뚤 쓴 글씨로
교패가 붙여져 있습니다.
현관문 안과 밖 모두에....
보는 사람마다 웃음 지으며
한마디씩 합니다.
요즘은 웬만한 건 종우가 다 만들어(?) 줍니다.
쉽게 사지 않고 만들려하는 모습이 대견하다가도
만드는 거 수발 들다 먼저 지칩니다.
날씨가 5월답습니다.
종우는
벌써부터 집으로 돌아오면 신발도 벗기전에
가방부터 내려놓고
자전거와 한 몸이 되어 저녁까지 놉니다.
더 뜨거운 땡볕이 되기 전에
즐겁게 재미있게 열심히 놀겠습니다.
저 역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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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버스 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