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생각]1. 남편과 취미생활 함께 한다면..
남편의 고질병인 허리가 지난 여름내내 아프더니
급기야 디스크 판정을 받아 수술을 했습니다.
두달동안 병가를 냈고 벌써 한달 반이 되었어요.
사람마음 참 간사해요.
너무 아플때는 수술해서 낳을수만 있다면 했는데
막상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으니 두달동안 함께 부딪칠일이 걱정이더군요.
또 세끼 밥차려줄일이 귀찮기도 했구요.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결혼한지 9년이 되어가는데 거기에 20년만 더 보내어도
그래서 남편이 직장을 퇴직해서 매일같이 집에 있게 된다면 어떻게할것인가.
아이들은 뿔뿔히 제 갈길 갈테고.
그래서 마음을 다시 새롭게 먹었어요.
남편과 취미생활을 공유해보자.
그런데 걱정이 되더군요.
당장 남편과 제가 할수있는 뭔가가 없더라구요.
수영? 이건 제가 물을 무서워하니 당장 어려워.
자전거? 이것도 제가 탈줄 모르고 남편 허리때문에 어려워.
여행? 이건 아이들도 어리고 돈도 많이 들어서 어려워.
그렇게 따지니 할수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는것 같았어요.
그런데 남편과 나 둘다 좋아하는것을 발견했어요.
둘다 걷기를 무척 좋아하지요.
연애시절 엄청나게 걸어서 구두뒷축이 다 닳기도 했고 무작정 걷다보면
전혀 낯선 동네를 헤메기도 했어요.
게다가 남편의 허리에 무리를 주지않고 건강에 좋다고 의사가 권했으니
망설일게 없었어요.
결혼후 상도동에서 쭉 살았고 터널만 지나면 한강변인데도
전 거의 가본적이 없었어요. (유람선 탈때 빼놓고)
그 한강변을 한강대교에서 잠수교까지 다시 고속터미날로해서
7호선타고 집에올때까지 거의 6km정도 걸었는데
조금 무리했다 싶어도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어요.
한강변에 유유히 떠노는 오리떼, 무심한마음으로 낚시하는 강태공,
더 감동스러운것은 싸이클 동호회같았는데
자전거로 쌩쌩가로지르면서 지나가는 모습이 정말로 건강해 보였어요.
50-60대 초로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날씬한 싸이클복입고 지나가는데
행복은 멀리 있는것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편과 2시간 가까이 걸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얘기, 친구얘기, 직장얘기등을 나누면서
집에 있었다면 하기 어려웠을텐데 조금은 진지해질수도 있었지요.
올가을에는 이렇게 체력을 조금 다진후
내년봄부터는 서울 근교의 산을 가볍게 올라볼려고해요. 아이들 데리고.
여러분들은 남편과 어떤 취미를 공유하실 생각 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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