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이용 이렇게
지난 4일 오전 10시. 박모씨는 4개월된 딸 윤경이가 잠자는 틈을 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옆집 아주머니가 권해 준대로 인터넷을 통해 유모차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간신히 넷맹을 면한 지 얼마안 된 박씨는 사실 아직도 인터넷이라는 게 그리 익숙치는 않다.
하지만 오늘은 작심하고 주변에서 귀동냥으로 들었던 검색사이트를 통해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와 베스트바이어를 어렵지 않게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박씨는 원하던 유모차가 백화점 매장가격에 비해 약 30% 저렴하면서도 3개월 무이자
할부조건을 제시한 한 쇼핑몰을 선택키로 하고 신용카드 번호를 차근차근 입력하고
마지막 클릭 작업을 마쳤다. 불과 30분만에 모든 절차가 끝났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정말로 유모차가 제대로 도착할까하는 의심이 드는 것을 떨칠 수 없었다.
약1시간 가량이 지났을까 쇼핑몰 업체에서 제품구매를 확인하는 전화가 오더니,
이튿날 오후 6시께 유모차가 도착됐다.
박씨는 본인이 신청한 물품이었지만 하루 반나절만에 원하던 상품이 배달되는 것을 보고
새삼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했다.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는 지난해 말로 벌써 2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의 전자적 거래도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제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고르고 결제만 하면 어느 곳에서나 상품을 2∼3일내에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불과 2∼3년만에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에 파고든 인터넷 쇼핑몰이 100%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신종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박씨는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해‘컴퓨터를 무료로 살 수 있다’는 그럴듯한 업체광고를 보고
정말 컴퓨터를 공짜로 구입했다.
컴퓨터업체에서는 박씨에게 신용카드로 컴퓨터 구입비 300만원에 대한 할부약정만 해놓고,
매일 컴퓨터를 통해 광고를 1시간 이상만 보면 컴퓨터회사에서 매달 컴퓨터 할부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정을 맺었던 것이다.
박씨는 매일 컴퓨터업체에서 요구하는 광고를 보았는데 2개월 후 캐피탈회사에서 컴퓨터
구입비에 대한 연체청구서가 날아왔다.
박씨는 곧바로 컴퓨터회사에 연락을 취했지만 더 이상 사용치 않는 전화였다.
산업자원부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한해 동안 접수한 전자상거래 분쟁조정 건수는
82건이었으나 올해는 이미 지난 6월 4일 현재 104건을 돌파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전자거래의
소비자 피해사례가 만만찮게 늘어나고 있다.
분쟁 내용은 주로 △미배송 △사이버몰 폐쇄 △환불거부 △계약불이행 등이 가장 많았으며
특히 사이버몰이 폐쇄는 △사이버몰에서 물품을 주문하고 대금을 입금했으나 사이버몰이 없어져
버리거나 연락이 두절된 경우 △유료회원으로 가입했으나 사이트 폐쇄로 회원비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홍은영 대리는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하루가 다르게 활성화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물품구입에 철저를 기할 것”을 당부했다.
홍 대리는 “일반 쇼핑몰에 비해 경매사이트에서 분쟁이 많으며, 특히 개인간 직거래 피해는
소비자보호규정의 적용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신원확인 작업이 있기 전에는 가능한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한다.
이외에도 점포가 존재하는 오프라인과 달리 인터넷 쇼핑몰은 잠적하는 경우 구제가 힘들기
때문에 정부가 인증한 ‘e-trust’‘isafe’등의 마크가 붙은 쇼핑몰을 선택하거나 해당 쇼핑몰의
게시판이 활성화돼 있는지의 여부 등을 꼼꼼히 체크한 후 구매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또한 쇼핑몰 약관이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표준약관인지 여부와 구매 당시 보았던
물품사양 및 계약조건을 서면으로 출력해 보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경우 혹시 발생될 수 있는 분쟁에서 소비자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02-528-5714, www.kiec.or.kr)
로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 주의사항>
◆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한 표준약관이거나 정부 인증마크가 있는 쇼핑몰을 이용하자.
산업자원부의‘e-trust’마크나 정보통신부의‘isafe’등의 표시가 있으면 안심하고 구매한다.
◆ 물품구입에 앞서 첫 메인 페이지 하단에 판매회사·전화번호·사업자등록번호·주소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배달·반품·환불 등의 거래조건도 철저히 체크한다.
◆ 게시판을 꼭 미리 본다. 게시판에서 소비자들의 크고 작은 불만사항이나 장점 등이 올라와
물건배송은 잘되는지 등 품질 전반에 문제가 있는지의 여부를 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택배로 상품을 주문 받았을 때 그 자리에서 확인한다. 수취사인을 하고 택배사원이 돌아간 후
상품파손을 확인하면 소비자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 해외 사이트를 통한 물품 구입시 피해 구제가 지극히 어려운 만큼 결제대금 절차를 신중하게
하고 반드시 마지막 단계에서의 총 구매대금을 정확히 확인한다.
◆ 개인간 전자상거래(C2C)인 경우 법적 보호장치가 없으므로 상대방의 신원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가격이 너무 싼 쇼핑몰도 조심해야한다. 가격이 무조건 싸다고 구매할 것이 아니라 게시판
등을 통해 쇼핑몰의 안전성을 검토해본다.
◆ 약속한 날짜에 물건이 도착하지 않은 경우 독촉전화를 걸어 해약을 요구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 인터넷을 통한 피해 발생시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02-528-5714, www.kiec.or.kr)를
통하거나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www.npa.go.kr) 등에 의뢰한다.
◆ 쇼핑몰 이용시 게임방이나 PC방 등을 통한 이용을 자제한다. 개인정보가 PC방 등의
컴퓨터 상에 기억돼 악용될 수 있다.
◆ 대금은 되도록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 약관은 소비자가 20만원이상의
제품을 할부 구입시 △계약이 무효·취소·해제됐을 때 △쇼핑몰 업체에서 담보 책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시간에 상품이 배달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는 카드회사를 상대로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국정신문 전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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