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를 유인하는 판촉의 한 방법으로 사은품을 제공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학습지·정기간행물·신문 등의 구독과 할인카드·신용카드 등의 서비스 가입, 핸드폰 등의
상품구매, 텔레비전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 사은품 제공 판촉은 각종 영역에서
대부분 이용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사은품을 준다는 말에 현혹돼 구매했을 경우
이후 상품 해지나 반품 때 불이익을 당하기 쉽고 사은품을 받지 못하는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또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DVD, 엠피3, 시디플레이어 등의 품질 자체가 조악해 얼마 되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강북구의 신아무개(40)씨는 지난 5월 초등학교 아이의 학습지를 구독하면 사은품으로
김치냉장고를 준다고 해 120만원에 4년간 구독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아이가 싫어해 구독을 해지하려 했으나 위약금과 사은품 대금 납부 등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정기간행물 피해보상 기준에 의해 계약비용에서 지금까지 구독한 비용을 공제하고
그 잔여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또 계약 때 중도해지하려면 사은품 대금을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듣지 못했으나
그 대금 역시 돌려줘야 했다.
조아무개(43·서울 동대문구)씨는 우유를 배달받아 먹기로 하고 증정품으로 냄비세트를 받기로
했으나 우유만 배달되고 사은품은 오지 않았다.
조씨는 냄비세트를 요구했으나 구두로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입증할 수 없었다.
또 그 업체가 임시직으로 사람을 고용했기 때문에 사은품 증정에 대한 확인도 할 수 없었다.
전아무개(29·서울 강동구)씨는 핸드폰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해 지난 6월 이동전화서비스에
가입했으나 사용요금이 너무 많이 나와 깜짝 놀랐다. 사용요금에 핸드폰 기기값이 포함돼
청구됐던 것이다. 전씨는 그러나 단말기 대금을 고스란히 낼 수밖에 없었다.
이 경우 가입 당시의 계약서가 증거자료가 되지만 구두약속만을 받고 무료로 준다는 특약사항을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밖에 경품에 당첨됐다면서 제주도 여행권이나 김치냉장고 등을 사은품으로 제시하면서
어학교재나 할인카드 파는 경우도 많아 자신만의 특혜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으나
실제로 대부분의 고객에게 경품이 당첨됐다고 통보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사은품을 준다는 구두약속만을 믿고 계약서상에 명기하지 않을 경우 뒤늦게 피해보상을
요구해도 확인이 불가능해진다. 계약 당시 계약서상으로 명확히 명기하도록 해야 한다.
또 사은품에 귀가 솔깃해 정작 자신이 구매하려는 물품의 질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구매하는 경우 피해를 보기 십상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이혜숙 부장은
“먼저 자신이 구매하려는 물품이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가능하면 사은품의 질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뒤늦게 계약해지나 반품 등으로 골머리를 썩이지
않는 지름길이다.
[ 한겨레신문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
사은품 미끼 덫에 걸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