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모니터 부업 활발, 아줌마라구? 모니터라구!
아줌마라구? 모니터라구!
인터넷을 이용해 부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 부업은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다른 일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부·학생·직장인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주부-엄마·아내로만 살기 싫다, 학생-취업할 때 유리하니까
인터넷 모니터 활동 인기, 방송·업체·관공서 영역도 다양
클릭하니 부업거리 널렸네~ 10년째 기업체 패널활동과 방송모니터 활동을 같이 하고 있는 직장인 박아무개(30살·서울)씨는 이 일을 하는 데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못한다.
인터넷이 없을 때 방송모니터를 하기 위해서는 박씨는 방송시간에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녹화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모니터를 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만 있으면 된다.
방송사 사이트들도 실시간 동영상 중계와 다시보기 기능이 있어 과거와 달리 어디서나 인터넷만 있으면 가능해졌다.
박씨가 이렇게 해서 한달에 버는 소득은 현금과 물품을 합쳐 150만원 가량에 이른다.
김아무개(38·주부)씨도 방송 모니터를 하고 있다.
대학 때의 대학신문사 경력을 살려 결혼 후에 방송모니터요원으로 변신했다.
김씨가 모니터 활동에 매력을 갖게 된 것은 결혼 이후 ‘아무개 엄마’로 머물기 싫어서였다.
김씨는 “다른 주부들처럼 집에만 있지 않고 신문과 방송을 열심히 봐야 하고 따라서 세상 소식을 놓치지 않고 따라잡을 수 있다”며 “주부들이 현실적으로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데 모니터는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만족해 한다.
최근에는 부업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조회수가 크게 늘었다.
1999년 8월말에 연 주부모니터(jubumonitor.com) 사이트는 초창기 400~500명 수준이던 하루 방문자수는 최근 4000~5000명으로 10배나 늘었다.
모니터 모집공고가 사이트에 올라오면 조회 수가 2000을 훌쩍 넘긴다.
다음 카페에 개설된 초보주부 부업나눔터(cafe.daum.net/buuplove)도 회원수만 8000명을 넘겼다.
이밖에 방송모니터 맹여사의 홈페이지( www.goodmonitor.pe.kr), 매스컴잡닷컴(masscomjob.com), 인쿠르트 타운잡(townjob.incruit.com), 재택부업( www.homebuup.com), 카우걸( www.cowgirl.co.kr) 등과 여성들끼리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위민넷( www.women-net.net)도 부업을 나선 이들에게 인기다.
주부모니터 운영자인 장재명(39)씨는 “모니터라는 것이 상당히 폐쇄적이어서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는 사람만 쉬쉬하며 하게 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홈페이지 개설 이유를 밝혔다.
이런 인터넷 부업은 별도의 모임 없이도 인터넷으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자도 몰린다.
이 때문에 모니터요원을 뽑을 때 업체들은 서류접수뿐만 아니라 면접심사까지 거친다.
대우가 좋은 업체들이 모니터요원을 선발할 때는 신입사원 채용 때의 열기 못지않다.
롯데리아는 98년부터 시작해 해마다 34명의 모니터요원을 뽑는다.
서울지역은 3명을 뽑을 뿐이지만 지원자는 120명에 이른다.
재수생도 20여명쯤 된다.
요즘엔 대학 때부터 모니터에 지원하는 사람도 늘어 튀지 않는 지원자는 뽑히기도 쉽지 않다.
일부 대학생들은 이런 외부활동을 통해 희망하는 직업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계기로도 활용하고 업체쪽에서도 열심히 활동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턴자격을 주기도 한다.
화장품·제빵·포털사이트 등 6군데 모니터 활동을 한 숭실대학교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에 다니는 이영미씨는 “광고동아리 애드파워www.adpower.org 활동을 하면서 이런 일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며 모니터 활동에 열심인 이유를 “홍보나 마케팅 쪽에서 일하는데 도움이 되고 모니터 경력이 광고나 홍보쪽 일을 지원할 때 경력으로 인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보급이 늘어나면서 부업의 영역도 크게 늘었다.
쇼핑·여성·취업·포털 등 네티즌의 이용이 많은 사이트들은 모니터제도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국정모니터, 넷포터, 시정모니터, 소비자보호원 모니터 등 주요 관공서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통한 모니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니터뿐만 아니라 사이버기자, 아파트 소식관리 등 콘텐츠 제공까지 할 수 있는 영역까지도 늘어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을 통한 모니터 일거리 찾기는 어렵지 않다.
업체들도 소비자들의 활발한 활동과 높은 관심으로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최지혜 롯데리아 서울강북지역 담당자는 “모니터가 전문성을 띤 직업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사명감이 있다”며 “회사에서도 모니터 보고서에서 지적된 내용은 이틀 안에 해당 점포에 개선명령을 내린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 롯데리아는 한해 모니터요원에 들어가는 비용만도 2억원 정도다.
지난 2000년부터 패널제도를 실시해오고 있는 한국휴렛팩커드 클럽사이트(club.hp.co.kr)도 현재 80명의 패널이 1년을 임기로 활동하고 있다.
패널들은 신제품 사용기, 콘텐츠 아이디어 제공 등의 일을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패널들은 회사에서 주는 포인트를 받고, 이 포인트를 이용해 신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 우수 패널로 선정되면 싱가포르여행도 보내준다.
이랑 에이치피클럽 커뮤니티 관리자는 “처음에는 클럽 사이트에 대해 제대로 관리를 못해줬는데 패널제도가 시행되고 회를 거듭할수록 내용 면에서도 사이트가 생동감이 넘친다”며 “이제는 패널과 회의도 같이 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같이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휴렛팩커드는 패널제도를 확대해 일반패널뿐만 아니라 조만간 포토패널도 따로 뽑을 계획이다.
[ 2003/10/21 <인터넷한겨레> 이승경 기자 yami@new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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