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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중에‘암행어사’숨어 있다
신뢰 경영 위해 산업 전반으로 확대… 품질 높이고 서비스 개선 에 한 몫 서울 ㄱ 대형 마트에서 6개월째 주부모니터를 하고 있는 강선영씨 (34)는 요즘 살 맛이 난다 수입도 수입이지만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모니터링 덕분에 ㄱ마트가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비약적인 성장을 하 고 있기 때문이다. 1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ㄱ마트에서 주부모니터에 뽑힌 강씨 는 이제는 한눈에 상품의 가격과 선도, 진열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 는 수준에 올라 있다. 단순하다고 할 수 있는 모니터 역할이지만 그 녀의 일은 특별하다. 판매직원들의 대(對)고객 서비스와 매장 청결 상태 점검 등은 물론 경쟁업체에 대한 가격조사 등의 일을 하고 있 는 그녀를 직원들 사이에서는 ‘암행어사’라고 부른다. 대표이사의 권한을 위임받아 활동하는 만큼 김씨의 위치는 가히 독보적이다. ▲판매점 순회 자사 불량상품 적발 한 달에 2회 대표이사와 함께 하는 본사 회의시간에 강씨를 비롯한 주부모니터들이 건의하는 내용은 즉각 매장에 반영되고 관련자들의 문책으로 이어지는 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의 평가에 대한 대 표의 신임도 높다. 정부와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암행어사’ 제도가 최근에는 식품업체는 물론 금융기관·외식업체·유통업체 등으로 확대·강화 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본사 직원들이 대부분 독차지하던 암행어사 역할이 점차 고객 등 일반인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체들이 이같이 암행어사제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 가 있다. 불황타개의 생존해법으로 신뢰 경영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 이다.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평가받고, 보다 객관적인 위치에서 점검 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기업 비밀에 대한 보안의식이 크게 높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식품업체들은 조선 시대의 암행어사를 연상케 하는 ‘제품암행어 사’ 제도를 만들어 자사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불량 식품을 적발 하고 거래선과의 불공정거래를 없애자며 윤리경영 선포식도 잇따라 갖고 있다. 일반 소비자와 거래선 등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불황을 제대로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 다. 동양제과는 슈퍼마켓이나 할인점, 편의점을 순회하며 자사의 불량 상 품을 찾아내는 제품암행어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파손된 제품 등 소비자 신뢰를 저해하는 문제점을 적발해 개선토록 하는 게 제품암 행어사제도의 취지다. 이같은 암행어사제도는 최근 외식업체 사이에서도 광범위하게 퍼지 고 있다. 대표적 외식업체 중 하나인 TGI프라이데이스는 최근 고객 이 직접 암행어사가 돼 서비스와 음식 등을 체크, 본사로 제언하는 ‘미스테리 샤퍼’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작성한 100여 가지 가 넘는 서비스 체크리스트는 직원 포상이나 재교육 등에 반영되고 있다. 피자헛도 자체 전문가 평가 프로그램 교육을 이수한 전문가를 불시 에 매장에 보내 위생점검과 서비스를 체크하는 ‘퀄리티 매니아 (Quality Mania)’제도를 최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철저한 교육과정 을 통해 엄선된 퀄리티 매니저가 불시에 각 매장을 방문, 제품 제조, 위생 관리부터 고객서비스, 매장 운영까지 구체적인 사항을 점검한다. 피자헛은 이를 위해 퀼리티 매니저를 매장별로 모두 280여 명을 선발했다. 피자헛 기술연구팀 심기혁 과장은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을 때 한 결같이 유지될 수 있다”면서 “퀄리티매니아 프로그램은 외식업계 에서도 전례가 없다고 할 정도로 매우 까다로운 자체 평가 프로그램” 이라고 설명했다. 심 과장은 “이 프로그램은 최상의 제품과 서 비스 평가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은 물론 고객에게 최상의 것을 제공 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화점도 주부모니터제도 운영 자동차업체들도 2002년부터 딜러점에서 발생하는 비정상거래를 적발 하기 위해 암행어사를 출동시켜 적잖은 효과를 봤다. BMW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딜러점에 ‘암행어사’를 파견하고 있다. 고객으로 가장해 차량을 구입하는 척하면서 과연 비정상적인 깎아주 기 판매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르노삼성자동차도 2002년 초 ‘대통령도 못 깎아 드립니다’라는 광 고 캠페인을 벌였다. 그리고 깎아주기는 절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 기 위해 차를 깎아 파는 딜러가 적발되면 인사조치는 물론, 횟수가 거듭되면 대리점 폐쇄까지 하겠다며 서슬 퍼런 칼을 들었다. 현대·기아차도 예전에는 판매가격을 지역본부장 결재로 조절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본사 본부장이 결재해야 조절할 수 있다. 딜러가 본 인의 마진을 줄여가면서깎아주기를 하는 경우가 적발되면 여지없이 문책당한다. 제품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도 암행어사들은 한몫을 한다. LG·CJ·우리·농수산 등 TV홈쇼핑에서 고객모니터들 은 일명 ‘암행어사’로 불린다. 이들은 상품 추천은 물론 서비스 개 선 등을 회사측에 건의해 소비자들이 한결 나은 쇼핑을 하도록 돕는 다. 이밖에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등도 자체 주부 모니터제도를 운영하며 이들로부터 지적받는 사항을 보완해가고 있다. ‘윤리경영’이 올 은행업계 주요 화두로 부각하는 가운데 우리은행 이 업계 처음으로 ‘윤리경영 암행어사제’를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영업본부장 직속으로 영업본부 산하지점의 윤리영업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기 위해 영업지원단 산하에 ‘내부통제팀’을 신설하고 감리 역인 ‘암행어사제’를 도입, 실시 중이다. 은행업계 금융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말’뿐인 윤리의식 강조가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관리 감독을 하자는 취지다. 현재 선발된 ‘암행어사’ 감리역은 모두 29 명. 일반 지점 직원들의 관리감독을 위해 직급을 모두 지점장급으로 뽑았다. 이들은 영업본부장 직속으로 배치돼 영업본부 산하 20~30여 개 지점 을 ‘암행’하며 고객 비밀보호 노력 등 직원의 윤리업무 실태를 점 검한다. ‘어사’라는 명칭에 걸맞게 관할 조직의 각종 자료 제출권 은 물론 인사조치 요청권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그 러나 암행의 목적을 지점 직원의 잘못을 적발하기보다는 사전예방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가능한 한 직원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철호 우리은행 내부통제팀 부장은 “그동안 윤리강령이 있었지만 내부자의 고객정보 유출 등 금융 사 고가 끊이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며 “영업 현장에 맞는 윤리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 새로운 팀을 운영하게 됐 다”고 말했다. [ 출처 : 뉴스메이커 2003년 07월 11일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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