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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슈머마케팅,외식·식품업계 중심 '들불'
[머니투데이 2004-06-21 12:40] 고객이 제품의 개발 단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슈머 마케팅'은 외식·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유통업계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불경기일수록 고객의 입맛과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읽어내는 메뉴와 서비스가 아니면 고객을 끌수 없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고객을 일반적인 소비자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자로 격상시키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빕스'는 2002년부터 고객이 제안한 메뉴를 판매하는 '고객제안메뉴'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이 제안한 수많은 메뉴가 실제로 메뉴판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시 고객이 평가하는 까다로운 선발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안된 메뉴는 온라인 고객평가단과 인터넷 투표에 의해 검증되고 압축돼 최종선발 된다. 실제로 매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작년 고객 제안 최우수 메뉴로 선정된 '스위트칠리찹과 왕새우'와 '허브마리네이드포크스테이크'는 출시 후 1개월 간 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가져왔다. 씨즐러는 홈페이지에 '고객을 위한 문의 및 제안 코너'를 운영하면서 메뉴나 매장 운영 변경에 고객 의견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 최근 씨즐러 샐러드바에 친환경 야채코너를 신설하고 주말 돌잔치 고객을 위한 별도의 돌잔치 메뉴판을 만든 것도 고객 제안 아이디어다. 이런 외식업체들의 고객참여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빕스는 실제로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로부터 메뉴 제안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 비행기 티켓을 협찬해주기도 했다. 올해 빕스 고객 제안 메뉴 행사에 참여한 김효정씨는 "고객이 직접 메뉴를 만들어 회사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행사"라며 "이를 판매하여 수익금의 1%를 상금으로 받는다는 것 역시 고객에 대한 수익의 환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스카이락 맛평가단으로 지난 3월부터 활동 중인 김은기 주부는 "소비자가 직접 낸 아이디어가 실제 메뉴로 개발되어 매장에서 정말 맛있게 조리되어 판매되는지를 확인하는 일을 맡고 있다"면서 "소비자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기업에 신뢰를 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참여 경영은 메뉴 제안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는 빕스가 입점할 수 있는 매장 후보지를 고객이 직접 제안하고 이것이 계약까지 연결됐을 경우 1000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해당 지역 상권에 정통한 거주자의 정보 제공을 통해 전국적 점포 개발 업무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불량만두 파동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식품업계도 최근 앞다투어 고객 감시단 모집에 나서며 소비자 참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사이버모니터 주부모니터들을 신제품 개발 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 등에도 회사와 소비자간의 '핫라인'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 농심은 다음달 11일까지 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제품에 대한 의견 및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사이버 모니터' 모집에 들어갔다. 30~40명 안팎에서 소규모로 선발해왔던 고객 모니터단을 이번에는 수백명 규모로 확대·선발할 예정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달초 전국 매장의 주방을 고객들에게 공개하는 '오픈 데이' 행사를 열었다. 인터넷 쇼핑몰 LG이숍(www.lgeshop.com)은 고객이 정한 쇼핑 테마에 따라 상품을 판매하는 프로슈머 코너 ‘포유'(For You)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싶은 네티즌은 쇼핑몰의 테마를 정한 후 LG이숍에서 판매되는 상품으로 매장을 구성해 응모하면 된다. 심사를 통해 선정된 매장은 포유에 입점돼 영업에 들어가며 LG이숍은 포유 매장 운영자들에게 적립금으로 활동을 지원한다. 현재 LG이숍 포유에는 ‘20대를 위한 아름다운 쇼핑',' 이숍 주얼리 포유’, ‘스타일리쉬한 30대를 위한 패션제안’ 등 고객들의 재기발랄한 개성이 드러나는 80여개의 매장이 운영 중이다. 현재 포유의 인기 매장은 하루 방문자 수만 3000건에 이를 정도. 누적방문자 수 10만 건이 넘는 매장만 해도 23개다. LG홈쇼핑 조성구 본부장은“고객들은 업체들이 제공하는 일방적인 상품 정보보다는 다른 고객이 제공하는 상품평이나 구매노하우를 신뢰하기 때문에 포유 매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쇼핑몰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때문에 프로슈머들의 적극적 참여로 쇼핑몰이 저절로 활성화 된다"고 말했다. 강미선기자 river@money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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