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고시 패스” 주부님들 ‘열공’ 중

  • 입력 2008년 4월 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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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우젠의 모니터로 활동하고 있는 한 주부가 오븐 신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장단점을 평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하우젠
삼성하우젠의 모니터로 활동하고 있는 한 주부가 오븐 신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장단점을 평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하우젠
경쟁 치열 ‘모니터요원’ 합격하려면

《‘남보다 먼저 신제품을 써본다. 공짜일 뿐만 아니라 수고비까지 받는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다.’ 기업들이 운영하는 ‘모니터’ 제도가 요즘 주부들 사이에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모니터 요원으로 선발되면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체험한 후 이를 평가하고 관련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업 쪽에서는 제품을 구입하는 가장 큰 소비자 집단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주부들을 선호한다. 주부들이 자신의 지원 조건을 높이기 위해 공부하는 모임까지 생겨나면서 ‘모니터 고시’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다.》

모니터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은 생활용품, 홈쇼핑, 놀이공원, 건설업체 등 다양하다. 특히 살림에 유용한 제품을 무료로 받아서 써볼 수 있는 생활용품, 식품, 가전, 가구 분야가 주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모니터로 활동하는 방식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나뉜다. 오프라인 모니터는 제품을 사용해본 후 월 1, 2회 모임을 갖고 제품을 평가한다. 반면 온라인 방식은 기업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제품을 평가하는 글을 올리고 설문 조사에 참여한다.

기업들은 6개월∼1년 단위로 모니터를 선발한다. 모니터 선발 규모는 오프라인의 경우 15∼20명이 일반적이며 온라인 방식은 50∼100명으로 운영된다.

모니터로 선발되면 무료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정의 활동비도 지급된다. 오프라인 모니터의 경우 월 3만∼10만 원의 현금이 지급되고 모임이나 과제가 많을 경우 금액이 올라가기도 한다. 온라인 모니터는 대개 따로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고 제품만 제공하거나, 활동비를 지급하되 우수 모니터에게만 제공한다.

최근 ‘하우젠오븐 스팀’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부 50명을 모니터로 선발했다. 주부 블로거 체험단은 제품을 평가하는 모임을 갖는 한편 다양한 체험 결과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온라인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네 가지 과제가 주어지는데 이를 모두 수행한 모니터는 무료로 오븐을 받을 수 있으며 우수 모니터로 선발되면 청소기 등 추가 상품도 받게 된다.

○기업 홈페이지 수시로 체크

기업마다 모니터 모집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기업이나 업종이 있다면 때를 놓치지 말고 지원해야 한다. 모집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나 주부 대상 온라인 사이트를 수시로 체크한다.

대다수 기업은 모니터 선발 때 서류와 면접 2단계를 거친다.

지원서를 쓸 때는 자사 제품에 애착이 있는 소비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나 매장을 둘러보고 제품과 기업 활동에 대한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 해당 업계의 흐름을 파악해뒀다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유리하다.

모니터는 집단을 이뤄 활동하기 때문에 면접을 통해 대인관계, 화술 등을 평가한다. 생활용품업체 CJ라이온에서 주부 품질평가단 관리를 맡고 있는 정지윤 연구원은 “면접은 서류 심사에서 동점자가 나왔을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중요한 입소문의 생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부를 선호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콘텐츠가 풍부하고 방문자 수가 많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 블로거’라면 일단 모니터 지원에서 유리하다.

○새로운 아이디어 적극 제안

CJ라이온 모니터인 주부 김혜린(32) 씨는 결혼 전 직장생활을 하다가 전업주부로 지내려니 답답한 생각이 들어 2년 전 모니터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전형적인 ‘정보 부족형’이었다. 자녀가 없으면서 육아용품, 교육 관련 업체에 지원하거나 관련 경력을 중시하는 방송사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

그는 “초기에는 이곳저곳 지원하지 말고 한 분야를 정해 놓고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부 박현선(35) 씨는 합격률 90% 이상을 자랑하는 ‘불패신화형’이다. 현재 생활용품, 가전, 식품, 유아용품, 건강식품 등 7개 기업에서 모니터로 활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수 모니터로 뽑힌 적도 여러 번 있다. 박 씨는 하루 방문자가 1000명을 넘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박 씨는 “제품 평가를 꼼꼼히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3년째 모니터 활동을 하고 있는 차정화(40) 씨는 기업이 좋아하는 ‘적극 추천형’이다. 제품을 써보고 기업에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에 자신이 모니터한 제품을 적극 추천한다. 그는 “내가 좋은 평가를 내렸다든지, 내가 냈던 아이디어가 반영된 제품은 믿음이 가기 때문에 적극 추천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부 모니터 참고 사이트
업체 주소 내용
주부모니터 jubumonitor.dreamwiz.com 모니터 정보 전문 사이트
미즈 www.miz.co.kr 여성 포털 사이트. 모니터 정보 게재
CJ라이온 www.cjlion.net 20명 규모 상시 모니터 운영
동화자연마루 www.greendongwha.co.kr 100명 규모의 신제품 모니터 운영. 4월 10일까지 모집
삼성하우젠 www.hauzen.co.kr 50명 규모의 온라인 체험단 운영. 3월 말 활동 시작
청정원 www.daesang.co.kr 제품 맛 테스트, 패키지 디자인 아이디어 제시. 5월 모집
CJ홈쇼핑 www.cjmall.com 제품 기능 장단점 평가, 주요 판매 포인트 제시. 5월 모집
농심 www.nongshim.com 제품 품평, 시장조사. 4월 모집
코멕스 www.ikomax.com 6개월 단위로 주부모니터 ‘코주부’ 모집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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