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식기세척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식기세척기 비교

 [프롤로그]

 설이 바짝 코앞으로 다가왔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 마음. 긴 연휴 동안 그간 떨어져 지낸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에 벌써 마음이 들뜬다. 하지만 마냥 즐거운 상상도 잠시. 벌써부터 어깨가 뻐근거려 온다.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이 상황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다면? 당신의 이름은 ‘대한민국 주부’다. 해도 해도 끝없이 밀려 드는 설거지의 압박 때문이다.

 평소엔 그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명절 때마다 으레 생각나는 물건, 바로 식기세척기다. 요즘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두 모델 LG전자 DIOS 콤팩트 식기세척기(모델명 D0602DF)와 동양매직 슬림형 식기세척기 클림(모델명 DWA-1610P)으로 주부의 어깨를 가볍게 해보자.

 # 식기세척기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주방을 뚫지 않는다=‘필요하긴 한데, 주인이 싫어하지 않을까?’ 식기세척기를 사고 싶긴 하지만 어떤 집은 설치를 할 때 싱크대를 뚫었단다. 내 집도 아닌데 주인이 싫어할 것 같아 망설여진다. 하지만 걱정할 게 없다.

 두 제품은 싱크대 매립형이 아니다. 어디든 올려놓으면 그만이다. 급·배수 호스를 연결한 다음 전기코드를 꽂으면 바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작고 슬림한 편이라 어떤 주방구조에도 설치할 수 있다. 크게 자리를 차지하지 않아 싱크대 구석 공간은 물론 좁은 주방에도 설치할 수 있다.

 가슴높이에서 굽히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주방가구에 빌트인 구조로 들어간 식기세척기는 허리를 굽혀 사용해야 해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았다.

 ◇한국형 식생활에 맞췄다=식기세척기의 고향은 유럽이다. 초기에 나온 제품들은 유럽형 식기세척기를 따라 접시 세척에 강점을 보였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움푹한 그릇을 주로 사용한다.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의 관심사는 한국적 식생활에 자주 쓰이는 그릇도 얼마나 잘 닦아 주겠냐는 것이었다. 굴곡이 많은 그릇을 잘 씻기 위해 물 분사력과 세척력을 높여줘야 한다.

 두 제품은 우리나라 식생활을 고려해 기존과 다른 방법을 채택했다. LG전자 디오스 식기세척기는 태극 세척 날개를 통해 태극날개 양쪽에 있는 물 분사구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분사돼 사발 구석구석까지 물이 닿는다.

 동양매직 클림은 4개의 물살을 상하로 나눠 교대로 분사(4웨이 2사이클 시스템)한다. 식기 바구니는 가변형이며 접시꽂이용 랙 조절이 가능하다. 랙을 고리에서 빼내 눕혀 주면 접시류 말고도 큰 그릇, 냄비종류를 세척할 수 있다. 수저통은 착탈식이고 위치를 조절하기 쉬워 사용이 편리하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식생활에 맞춰 불림·섬세·급속·절전·간이 등 다양한 세척 코스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

 ◇수도, 전기요금도 절약=식기세척기는 ‘물 먹는 하마?’ 수도와 전기요금 걱정에 구매를 망설이고, 식기세척기를 들여 놓은 다음에도 쓰기 겁난다. 아무리 편해도 유지 비용이 비싸면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마련이다. 아무리 위생적이고 지겨운 설거지에서 벗어난들 유지 비용이 비싸다면 알뜰한 주부들의 눈밖에 나기 십상이다.

 오해는 금물. 특히 그릇이 많을 때는 식기세척기를 돌리는 게 물을 절약하는 길이다. 손으로 설거지를 할 때는 그릇 하나하나 물을 계속 틀어 사용한다. 식기 세척기는 여러 개를 한번에 헹궈 주기 때문에 오히려 물을 쓰는 양이 적다. 손 설거지는 평균 6인 기준 60ℓ의 물을 사용한다. 식기세척기는 11ℓ 정도로 6분의 1 수준이다. 에너지 소비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1회 전기 사용량이 0.6kWh로 약 45원에 불과하다.

 # 더 이상 주방 장식품이 아니다.

 막상 식기세척기가 있어도 때로는 손으로 하는 것이 더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거금을 주고 들여놨지만 어느새 구석에 처박혀 먼지만 푹푹 쌓여가지나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식기세척기는 그릇만 닦아주는 게 다가 아니다.

 ◇살균 건조로 위생을 잡는다=고온 세척 기능을 이용하자. 80도 고온으로 세척한 뒤 살균·건조 해주는 기능은 세균 침투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을 포함해 대부분의 미생물은 고온에 약하다. 75∼80도에서는 5∼10분 이내에 소멸하고 만다. 80도 고온 세척·헹굼은 손 세척의 한계를 넘어 그릇을 깨끗하게 해주고 식중독 세균까지 말끔하게 없애 준다.

 고온 살균 세척 기능은 유아용품을 관리하는 데도 좋다. 아이들은 면역력이 성인보다 떨어져 특히 신경을 써줘야 한다. 식기에 살고 있는 각종 세균(대장균, O-157균 등)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또한 2차 살균 및 향균 작용을 해 줘 세균 재번식을 막는다. 장마철 꿉꿉한 날씨에 혹여나 식중독이 생길 걱정도 한꺼번에 날려준다.

 ◇주방 미관을 잡는다=설거지를 끝낸 그릇들은 주방 어딘가에 널려 있게 마련이다. 물기를 빼기 위해 싱크대의 건조대 위에 올려 놓거나 마른 행주로 닦아 선반 안에 다시 보관해야 한다.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위생상 약간 꺼림직하다.

 그릇을 말려주는 건조 기능은 여러모로 수고를 덜어준다. 닦은 그릇을 다시 선반으로 옮길 필요가 없다. 바로 보관 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주방 건조대에 불규칙하게 놓이는 그릇이 안 보이는 것도 일석이조다. 식기세척기의 예쁜 디자인은 주방 분위기를 살려 준다.

 ◇식사 후 즐기는 여유=밥을 먹고 난 뒤 디저트를 즐기며 TV를 보거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 그 풍경에 주부들이 합류하기란 쉽지 않다. 혼자 묵묵히 설거지를 하는 기분이 유쾌하지 만은 않다. 식기세척기는 식사 후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생활의 작은 여유를 가져다 주는 것이다. 또한 으레 한번씩 그릇을 깨먹는 불상사도 피할 수 있다.

 # 아이후기닷컴 컨슈머 3인이 바라는 식기 세척기

 ◇좀더 한국형을 고민하며=세척이 끝난 후에도 더러 고추가루나 이물질이 남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고온 살균을 하더라도 그런 고추가루 하나를 보게 되면 기분이 찝찝하다. 고추가루를 많이 쓰는 우리나라에 맞게 식기세척기 거름망을 좀더 촘촘하게 만들어 주면 좋겠다. 또 우묵한 그릇에 맞춰서 나왔다 하지만 국그릇을 몇 개 엎어 놓으면 자리가 금방 좁아진다. 이런 비효율도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디 현우마미)

 ◇유지가 간편하고 효율적이었으면=장기간 사용하지 않아도 냄새가 안 났으면 한다. 또 식기세척기는 한번에 그 공간을 모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설거지를 몇 번씩 모아서 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 돌리면 안에 모든 공간이 다 돌아가는데 칸칸이 돌아가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 설거지도 어떤 날은 많고 어떤 날은 적은데 많은 날만 식기 세척기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적은 날도 이용할 수 있으면 좋을 듯하다. 칸칸이 따로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나왔으면 한다.(아이디 핸섬보이)

 ◇기본 기능을 업그레이드=제품 수명과 내구성이 좋아졌으면 한다. 소음 문제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음식물 잔류물 처리 방법이 간편해져야 한다. 살균·세척시 내열성이 부족한 용기도 세척할 수 있게 기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아이디 이프리타)

정리=박윤현 아이후기닷컴 팀장 green@ihoogy.com

◆도움주신분들=아이후기닷컴 아이디 돼지엄마님, 앗싸님, 행복한 여우님, 현우마미님, 핸섬보이님, 이프리타님, 파란돌님, 쟈스민님, 하늘채님, 아따그려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