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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화장품·주택 업계등 주부 모니터들 맹활약
[가전·화장품·주택 업계등 주부 모니터들 맹활약] 우리 의견이 제품 경쟁력 향상 “하얗게 들뜨네요. 메이크업베이스는 화장이 잘 받도록 도와주는 건데 오히려 방해만 되겠네.” “맞아요. 그리고 너무 두껍게 발려서 답답해요.” 지난 19일 오전 11시 서울 구로동 ㈜애경본사 6층 회의실이 떠들썩했다. 20대 후반의 갓 결혼한 새댁부터 40대 초반의 노련한 주부9단까지 10명의 주부모니터들이 모여 화장품을 발라본 뒤 사용소감을 주고받느라 손보다 입이 더 바빴다. 이날 주부모니터 회의를 이끈 ㈜애경 미용연구팀 엄문화 차장은 “커버력이 강조된 메이크업베이스를 개발하기 위해 타사 제품으로 시연해 봤는데 반응이 너무 좋지 않다”면서 “간부회의를 열어 이 제품의 개발 자체를 다시 논의해 봐야겠다”고 했다. 주부모니터들은 이처럼 회사에서 개발중인 제품을 중도하차시키기도 하고,크고 작은 부분을 수정해 인기상품으로 띄우기도 한다. 주소비자가 여성인 화장품은 물론 생활용품 식료품에서 가전제품 주택에 이르기까지 주부모니터제도가 활성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신상품 컨셉트를 잡을 때부터 주부 모니터들의 의견을 참고하며,판매중인 상품에 대한 반응도 점검한다. ㈜풀무원 송지영씨는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어 도움이 되고 있다”며 조미유부에 당근 우엉조림 등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는 모니터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골드제품’을 개발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한다. 주부모니터 10명으로 21세기 주택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삼성건설의 이상희 대리도 “주부위원들의 제안이 살기 편한 아파트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건설은 아파트의 처음 설계에는 세탁기 공간은 주방 발코니에 있고 건조는 안방 발코니에서 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주부위원들이 가사동선이 길다고 지적해 안방 발코니에 세탁과 건조가 동시에 할 수 있는 전용 세탁실을 마련,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월 2∼4회, 2∼3시간 회의를 하고 필요에 따라 현장활동을 하는 주부모니터들에 대한 대우는 회사마다 다르다. 활동비로 월 10만∼40만원이 주어지고 이외에 화장품 생활용품 등 자사 제품을 선물로 주거나 구입할 경우 할인혜택을 준다. ㈜애경 화장품 모니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희경(33·서을 은평구 신사동)씨는 “수입도 짭짤한 편이고 화장품도 얻어 쓸 수 있어 좋지만 그보다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이 가장 큰 수익”이라고 말했다. “직장을 그만 둔 뒤 집에 있을 땐 혼자만 뒤처지는 것 같아 속상했는데,모니터활동을 하면서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김씨는 경력 10년의 베테랑 모니터다. 신세계백화점 모니터로 활동하고 있는 정혜선(43·서울 일원동)씨는 “평소 불만족스러웠던 점을 회사측에 얘기하면 바로 고쳐져 성취감을 느낀다”면서 소비자의 대변자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했다. 방송모니터와 패션업체 모니터를 겸하고 있는 ‘투잡스 족’ 유연경(36·서울 대치동)씨는 “집안일에 매이면 답답하고 아이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는데 일을 하면서 여유를 얻는 덤도 누리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생활현장에서 나오는 주부들의 따끈따끈한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어 좋고 주부들은 부수입과 사회활동의 장을 얻을 수 있어 좋은 주부모니터제도는 소비자의 아이디어와 요구를 반영하는 프로슈머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국민일보 2005-01-25 17:07] 김혜림기자 mskim@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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