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우리는 드라마 제3의 스텝" 드라마 서포터즈



- 팬덤을 넘어 '크리슈머'로 자리 잡고 있어…드라마 제작진에 큰 영향력 -


"내 배우라는 말 또 누구한테 썼어요?"

지난 15일 종영한 드라마<온 에어>에서 배우 오승아(김하늘 분)가 매니저 장기준(이범수 분)에게 던진 말이다. 극 중 '내 배우'라는 말은 배우와 매니저 간의 두터운 신뢰를 상징하는 단어로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어필됐다. 그런데 현실 속에서 당당히 '내 배우'를 위해 그들이 참여한 작품을 지지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3의 스텝'들이 있다. 바로 '드라마 서포터즈'다.

지난 15일 오후, SBS 목동 사옥 22층 대회의실에 이날 열린 드라마<일지매>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던 15명의 서포터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현재 온·오프라인 상에서 활발하게 '드라마 홍보'와  '배우의 발전'을 위해 활동 중인 서포터즈들로,  대부분은 배우 이준기 팬클럽(하준세) 회원이기도 하지만 '그냥 드라마가 좋아서' 참여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드라마 서포터즈'는 '팬덤(fandom: 팬 문화)'의 차원을 넘어 일반 시청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드라마 소비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드라마 페인'이나 '팬클럽'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른바 창조적 소비자를 뜻하는 '크리슈머(cresumer)'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에 대한 감정만 직접적으로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배우가 출연한 작품을 글이나 동영상, 사진 등으로 홍보함으로써 배우와 드라마 제작진이 서로 윈-윈(win-win) 하도록 연결 고리의 역할을 자처한다.

일지매 공식 홈페이지에서 유일하게 실명으로 드라마 리뷰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서포터즈 윤고운 씨는 직장인이면서도 서포터즈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윤 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 "지난해 배우 이준기 씨에 대한 관심에서 (리뷰)일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팬을 떠나서 '서포터즈'라는 느낌, 의무감을 느낀다"며 "(내가)쓰는 게 최고의 글은 아니지만 (드라마)리뷰를 보고 (독자들이)감동을 받으면 기쁘다"고 전했다.

현재 같은 홈페이지에서 역시 리뷰 코너를 운영하는 필명 '민중'은 이준기 팬클럽 회원들에게는 매우 잘 알려진 서포터즈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방영된 MBC드라마<개와 늑대의 시간> 홈페이지에서 처음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 김 씨 역시 이준기의 팬으로서 활동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드라마 컨셉(concept)에 맞춰, 필명을 바꿔가며 글을 쓸 정도로 드라마 자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졌다. 김 씨는 이에 대해 "드라마는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주관적인 면에 치우치지 않게 위해 블로그나 여러 드라마 홈페이지, 혹은 포털 사이트 등을 서핑한다"며 "일하는 시간 외에는 '눈팅(웹서핑)'하면서 글 소재를 찾고, 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포터즈들이 드라마를 홍보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리뷰 에세이 뿐 아니라 본인이 가진 취미를 통해, 혹은  발품을 팔아  일반 시청자나 네티즌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이유는 한 가지다. 배우가 좋고, 드라마가 좋기 때문이다.

서포터즈 아이디 '소년세계'는  최근 손재주를 발휘, 펠트 인형을 제작해 홈페이지에 그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손품을 파는 서포터즈가 있다면 열일 제치고 '발품'을 파는 서포터즈도 있다. 바로 촬영 현장에서 사진, 영상을 찍어 직접 손수 영상 플래시나 사진 에세이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현장에서 활약 중인 한 주부 서포터즈는 "배우와 파트너가 되고 싶은 마음"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 수년 전 컴퓨터 모니터도 켤 줄 몰랐던 그는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어느 덧 동영상 편집까지 스스로 하게 됐다"며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포터즈 활동은 단순히 국내팬들에게만 제한 돼 있지 않다. 이날 참석한 서포터즈 중에는 한국어가 다소 서툰 중국팬도 있었다. 그는 한국 드라마 때문에 한국어를 독학했을 정도로 서포터즈 활동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최근 이러한 서포터즈의 활동은 드라마 제작진에게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제작진이 직접 이번 드라마 <일지매>의 제작발표회에 서포터즈를 초대하고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러한 최근 분위기를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다.  실제 서포터즈들이 활동하면서 발생하는 홍보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번 간담회를 기획한 SBSi 미디어운영 2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작진의 입장에서 볼 때)서포터즈들은 온라인 홍보 메신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드라마 <일지매>의 편성은 사실 가을로 예정돼 있었으나 편성일이 앞당겨져 오는 21일에 첫 방송을 하게 됐는데, 이에 대해 발 빠르게 온라인 상에 홍보했던 메신저가 바로 서포터즈였다고 한다.

이어, 그는 "드라마 홈페이지를 오픈 한 것이 4월 24일이었는데,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에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방영일 전까지 코너를 운영해오고 있다"며 제작진의 입장에서 서포터즈의 활동이 점점 '필수 조건'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SBSi는 실제 드라마<서동요(2005)> 방영 때부터 서포터즈를 모집, 활동 공간을 마련해왔다.


한편, '드라마 서포터즈'의 본질이 아직까지 팬덤에 기초한 면이 있기 때문에 자칫 이들의 표현이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일지매 리뷰 코너를 운영 중인 윤고운 씨는 "먼저 (리뷰 코너 운영자로서)내 이름에 솔직하고, 당당하고 싶다"며 "비판 글은 일반 포털 게시판이나 시청자 게시판에 무서울 정도로 올라오고 있다. '서포터즈'라 불리는 공간에서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활동으로 배우와 드라마에 힘을 실어주고,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와서 (여러 컨텐츠를)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연출자가 제작하는 작품에 따라 움직이는 서포터즈의 활동도 눈에 띈다. 대표적 사례로는 현재 MBC드라마<이산>을 연출하는 이병훈 PD의 서포터즈다. 점차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드라마 서포터즈의 활동은 이제 드라마 시장에 없어서는 안 될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직 배우, 감독, 드라마에 대한 열정이 원동력인 이들의 활동 목표는 의외로 매우 소박했다.드라마 서포터즈 윤고운 씨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답은 하나 아닐까요? 드라마 잘 되고, 이준기 씨 사인 한 장 받는 것이랄까?(웃음)"

(SBS 인터넷뉴스부 박성아)

관/련/정/보

◆ 여심 녹이는 조니 위어, 과연 김연아의 '넘버원'!

◆ 김연아, 빙판 위에 '꿈'을 펼치다…환상의 아이스쇼

◆ '사랑하는 연인처럼' 김연아-조니 위어, 완벽 호흡

◆ 김연아, 깜찍·섹시·황홀! 그녀는 빙판 위의 '여왕님'

◆ 이준기식 영웅담은 달라!…이준기, '일지매' 자신감

저작권자 SBS&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연예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광고

AiRS 추천뉴스

새로운 뉴스 가져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