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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마트] 누구를 위한 ‘셔틀버스 운행중단’ 인가
최근 유통업체들이 ‘올해 유통업계 10대 뉴스’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빠지지 않는 뉴스가 ‘내년 7월부터 백화점·할인점의 셔틀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는 정부 발표입니다. 갈수록 활기를 잃어가는 재래시장과 지방 영세 운수업체 지원책의 하나로 대형 유통업체들의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구멍가게 손님들까지 백화점 셔틀버스가 다 몰고 간다”는 것이 영세 상인들의 주장이었고 “공짜 셔틀버스 때문에 승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 또한 지방 운수업체들의 큰 불만이었습니다. 버스마다 뒤편에 ‘셔틀버스가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표어를 붙이고 다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고객들을 쏠쏠하게 늘려왔던 유통업체들에게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유통업체 중에서도 셔틀버스 이용객이 전체 매출에 15~20%까지 기여했던 대형 할인점의 반발이 거셉니다. “정부가 민간업체(재래시장과 대형 유통업체)들끼리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유도해야지, 한쪽의 ‘발’(셔틀버스)을 강제로 묶어놓는 법이 어디 있느냐”는 주장입니다. 셔틀버스 운행 중단이 가져올 또 하나의 문제는 주부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은 승용차나 유통업체 셔틀버스가 아니고서는 백화점 나들이가 매우 힘듭니다. 한 팔에 어린아이를 안고 다른 팔에는 무거운 짐 든 주부가 혼자서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따라서 셔틀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주부들의 백화점 나들이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백화점 업계는 전망합니다. 반대로 자가용 승용차나 택시 이용 고객은 이전보다 늘어날 것입니다. 이 때문에 백화점 주변의 교통 체증은 앞으로 상시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재래시장의 침체는 지방경제 자체가 크게 위축된 데 직접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지방주민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방상권이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부의 생각대로 셔틀버스 운행을 막아 재래시장이 앞으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면 천만 다행한 일입니다. 그러나 만약 결과가 그렇지 않다면 주부들은 정부 당국의 ‘탁상행정’에 골탕만 먹는 꼴이 될 것입니다. [ 2000/ 12/ 26 조선일보 박순욱기자·유통팀장 swpark@chosun.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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