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이 기술, 연결, 더 나아가
인간이라는 말의 의미 자체를 바꾸고 있다!
세계적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 편집장이 밝히는
지난 7년간 내가 가상현실에서 경험한 모든 것
『미래는 와 있다』
인터넷이 현실 도피뿐 아니라 공동체도 낳은 것과 거의 흡사하게, VR도 가상 헬멧에 관한 모든 비관론을 초라하게 만들 만큼의 사회학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든 기술 혁신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일이 느릿느릿 전개될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 혁신의 가장 중요한 점은 기술 자체와는 무관하다.
20년 전에는 VR이 그저 새로운 세계를 보고 경험하는 방식이라고 상상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실제 인물과 인공 구성물)을 만나고, 그들과 솔직하게 감정을 교류하면서 변화해가는 데 쓰일 수단이 아니라 말이다. VR과 현존감이 세상을 뒤흔들 만큼 중요해지는 이유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 때문이 아니다. 친밀감(intimacy)을 조성하고 창조하고 촉진시키는 능력 때문이다.
맞다, 친밀감이다. 나도 안다. 그 단어가 좀… 진부하게 감상적으로 들린다는 것을. 하지만 그 단어를 으레 쓰이는 식으로 형용사로 바꿔보라. 친밀하다(intimate). 그러면 진부하게 감상적인 개념에서 아주 현실적인 느낌으로 변할 것이다. 가까움, 신뢰, 취약함과 내밀함과 낯간지러움을 띠는 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친밀감은 언제나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았던가? 다른 사람에게 말이다. 이 모든 강렬한 감정은 자신과 함께할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그 경험을 증폭하고 반영하고, 주고받으면서 복잡하게 얽히게 하는 누군가다. 친밀감에는 깊은 감정들이 수반되며, 그 감정들은 늘 서로가 공유하는 것이었지만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이제 다른 사람 없이도, 아니 적어도 진짜 사람이 없이도 이런 감정들을 유도할 능력을 획득하기 시작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정 반응을 이끌어내는 VR의 압도적인 능력에 힘입어, 이제 우리는 프로그램이나 기록물에서도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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