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 시리즈 13 (중도금날 생긴일!)
불광동에서는 오전10시에 중도금을 받아 12시에 신사동 으로 갔다.
1시간이 지나도 아무 연락도 없이 중도금 받을 사람이 나타나질 않는다.
너무 답답해 복덕방 아저씨를 앞세워 그 집으로 찾아 갔으나
문은 굳게 잠긴 채 조용하기만 하다.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500만원이나 되는 중도금을 복덕방 아저씨께 맡기고 갈수도 없고,
할 수 없이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갑자기 무슨 급한 사정이 있는 것 같으니, 지금 법원에 가서 공탁을 하라는 것이었다.
공탁금제도란?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부득이한 사정으로 본인에게 그 약속을 전달 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이 대신 맡아서, 약속 이행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는 제도라는 설명이었다.
이 무슨 일인고?
내 집 중도금을 법원에다 맡기다니?
덕수궁 옆 법원을 찾았지만 한번도 출입해 본적이 없는 곳이라 괜히
죄인이 된 기분이고 생 땀이 빠작빠작 날 지경이었다.
몇 번씩 물어가며 공탁을 마치고 영수증까지 받았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집이 어떻게 되는 건 아닌지? 싶고... 정신이 아득했다.
오후 5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다.
남편의 근무처가 태평로 본사였으니 그야말로 지척이었으나,
집안일로 하루에 두 번씩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용기를 내어
회의 중만 아니라면 혹시나? 하고 겨우 “퇴근 같이 할 수 있을까요”?
역시, 일이 많아 밤 12시에나 나갈 수 있단다. 두 말도 못하고 얼른 끊었다.
지쳐 돌아와서도 내내 그 집에 연락해보았으나 벨 소리만 계속 갈뿐....
집안에 초상이 났나?
급한 환자가 생겼나? 나 혼자 온갖 상상을 다 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뉴스에서는 연일 집값의 상승을 보도하고 있었다.
78년, 봄 주택가격 폭등의 예고편인줄도 모르고 .있었으니......
다음날 오후 3시쯤에야 연락이 왔다.
이제 와서 집을 못 팔겠으니, 해약하자는 복덕방 아저씨 연락이었다..
“ 어머 ? 난 몰라!!! 눈앞이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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