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 를 잘 하는 편입니다.
안 입는 옷, 안 쓰는 물건,
정리 할 때면 내가 언제 이 물건들을 구입했고 애착을 가졌었나 싶게 잘 버립니다.
그런데
유독 버리기가 잘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지난 수첩입니다.
책 꽃이 맨 아래 서랍엔 20년도 넘은, 그러니까 대학 때 수첩도 있습니다.
꺼내어 내용을 확인하지 않아도 그곳에 내 젊은 시절이, 과거가 있다는 것이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안정감을 주곤 합니다.
해가 바뀌고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지난 수첩과 책상 달력을 어렵게 버렸습니다.
특히 일주일에 한 장씩 넘어가는 책상달력은 버리려고 몇 번을 던졌다, 다시 집었다
반복을 했습니다.
이 번호는 누구 연락처였는지, 그 달 그 주는 정말 바빴는데...
그 사람 만나 정말 반가웠지. 딸이 싱가폴 친구들과 함께 공연했던 부채춤은
정말 멋졌지.
....
열심히 지냈던 지난해 넘겨봤습니다.
이제 버릴 것 버리고, 새 달력을 펼쳐 놓습니다.
아직 깨끗한 달력에 어떤 내용들로 채워질 지 기대 해 봅니다.
주라 가족들은 새해 어떻게 시작하셨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