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뱀장어는 무엇일까?
어떤 미국인이 아프리카에 가서
계곡에 떼지어 노닐고 있는 형형색색의 열대어를 발견하고는,
가져다가 팔면 떼돈을 벌 것이라는 생각에 대형 상선 안에
거대한 수족관을 만들어 열대어들을 다량 잡아들였다고 하는군요.
항해는 두 달이나 계속되었는데 뉴욕에 도착해 보니
수족관의 열대어들은 절반 이상 죽어있었고,
살아 있는 것들도 거의 힘이 빠지고 색이 바란 채
가사 상태에 놓여 있었대요.
실의에 빠진 그는 다시 아프리카로 가서
열대어들이 놀고 있는 계곡가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물 속의 열대어들 사이에 어떤 긴장감이 감돌아
고요히 헤엄치던 열대어들이 무엇인가에 놀란 듯 기민해지고
생동감 넘치게 필사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답니다.
이유인즉,
계곡의 아래쪽에서 느릿느릿 뱀장어 한 마리가 물을 거슬러 오고 있어서
그 뱀장어에게 자신이 잡아먹힐까봐
필사적으로 살길을 찾아 내달릴 수 있었다는군요.
그는 비로소 자신의 실패 원인을 알아차렸고, 지난번과 동일하게 하되
뱀장어 몇 마리를 열대어 수족관에 집어 넣고 두 달동안의 항해를 했는데
놀랍게도 수많은 열대어들이 너무도 생생히 살아 있었다고 합니다.
소수의 열대어는 뱀장어에게 잡아먹히기도 했겠지만,
대부분의 열대어들은 뱀장어가 주는 공포와 긴장감 때문에
삶을 싱싱하게 유지할 수 있었겠지요.
우리가 매일매일 습관처럼 살아 없애나가는 일상은
자칫 부패한 수족관이 되기 쉽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의 삶을 보다 생생히 살아 나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긴장감이 필요하겠지요?
거의 동일하게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한 호흡 가다듬고
'나의 뱀장어는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는 시간 갖던 중에
제 삶에 생기와 긴장감을 보태주는 주부라이프가 떠올라
주절거림을 남기고 갑니다.
다른 분들의 '뱀장어, 자신만을 위한 뱀장어'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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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떼인경험 
'매듭달'의 첫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