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5˚ 기울여 보기.
원래가 바비인형 류의 팔등신에는 근처에도 못 가거니와
아무래도 작지 싶은 키 때문에
항상 조금은 위축되어 살아왔나 봅니다.
"속에 꽈꽉 채워 넣으면 그게 더 알차지,
겉으로 보여지는게 아무렇든 그게 큰 문제겠어?...."
내심 어설프다 싶은 마음에 외면으로 보여지는 제 모습이 탐탁지 않을때면
늘 그렇게 뒷심 없는 큰소리로 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묘한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대리석 바닥 반들반들한, 깔끔하게 꾸며진 숙녀복 매장.
그곳에서 어쩌다 마음에드는 옷 한가지를 입어볼라치면
어쩐지 제 키가 조금은 더 커 보이고
좀 더 당당해 보이더라구요.
게다가 평소보다 옷맵시가 살아나는 모습에 순간 기분이 좋아지기 까지....
매장마다 뒷쪽으로 15˚씩 기울여놓은 거울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약간의 기분좋은 착시현상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처음엔 조금 허탈하더군요.
하지만...다시 생각해 보니
그 거울이 주는 의미가 참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네 매일매일의 생활들.
모르는 사이 먼지앉고 모퉁이가 닳아버려
더이상 신선하지도 새롭지도 못한채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우리네 일상들도 한번쯤 15˚ 기울여 보면 어떨까...
늘 그런 모습이지 싶은 내 감성도 15˚기울여 조금 예리하게 만들어 보고,
항상 되풀이하는 말로만 주저로운 오늘의 대사도 15˚기울여
좀 더 당당하게 만들어 보고,
특히...
어깨가 늘어진 희망, 이만큼 밖에 없어 서운한 오늘치의 여유,
그리고 세월이 자꾸만 스치고 지나가서 점점 서글퍼만 가는 내 모습..
모두 살짝 15˚ 씩 기울여 놓으면
새롭게 보여지는 그 당당함과 약간은 도도해진 모습으로
오늘 새로운 하루를 맞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인생 15˚ 기울여 보기.
당치 않은 상상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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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아십니까? 시리즈 2 (씩씩한 새댁) 
'매듭달'의 첫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