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 싶은 이름, '엄마!'
일요일 낮, 서울에서 내려오시는 엄마를 마중하러 역으로 갔습니다.
조금 있으려니 기차가 도착하고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 몰려오는데...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가장 늦게 걸어 오시겠지요.
가장 늦게...
* * *
결혼한 직후 딸네 집에 다니시러 오셨던
엄마를 배웅하러 터미널에 갔던 날이 있었습니다.
버스에 앉아있는 엄마의 모습이 공연히 서러워
자꾸 흐르는 눈물.
양산을 앞으로 내려 가렸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가라고 손을 젓는 엄마를 보며, 갈수도 안갈수도 없었던...
그렇게 안타까웠던 엄마가
언제부턴가 가끔 귀찮아지기도 했었지요.
시댁식구들 보다는 덜하다고해도 식사준비며,
기껏해야 마음놓고 볼일을 못보게 된다는 이유로.
* * *
드디어 엄마의 얼굴이 보입니다.
작은 키에 여위신 모습,
수술한 발목이 잘 못 붙어 절룩이시며 바삐 걸으시는 엄마의 등엔
배낭이 힘겹게 매달려 있습니다.
엄마!
잠긴 목소리로 부르니,
눈이 어두워 한번에 알아보지도 못하십니다.
집에 와 풀어본 배낭엔
큰딸 작은딸 준다고 사신 고기가 잔뜩.
이 가을을 몹시 탔던 내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나는 또,
얼마나 회환의 눈물을 흘려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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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나만의 휴가를 받는해로 정하면 어떨까요? 
오후5시 무렵 느끼는 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