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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누리
ㆍ작성일 2000-10-18 (수) 16:03
ㆍ추천: 0  ㆍ조회: 2330  
저도 나중에...
우리 친정엄마처럼 할 수 있을까 싶네요.

조금 전에 3가지 김치가 골고루 담긴 택배를 받았답니다.
배추김치, 돌산갓김치, 깍두기...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철없는 딸래미가 엄마손맛 담긴 김치 고파하는 걸 아시고는
이렇게 보내주시니...

씽크대 앞에 선 채로,
밥솥에 있는 밥 반공기 퍼담아서
갓 담은 김치자락 휘말아 얹어 먹는데
왜 갑자기 목이 메이는지...
.
.
.

요즘 들어 엄마표정의 변화를 읽을 줄 아는 4살박이 딸아이가
훌쩍이는 제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엄마! 콧물 나왔어? 자, 여기 휴지..."라고 내미는 손을 붙잡아
와락 껴안으며 미안한 마음을 갖습니다.

'언제쯤 내가 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를 늘상 생각하던
요즘의 제 모습이 보였거든요.

저도 나중에 친정엄마가 제게 하시듯,
제 딸아이에게 잘 할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엄마 떠올릴때마다
살아 계시는 동안 정말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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