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같이 만든 눈사람
늦은 눈소식을 전합니다.
어제 오후 우리 딸은 눈발을 헤치며 학원 보강을 들으러 갔습니다.
남편과 늦은 점심을 먹고 홍차를 한 잔 마시며
딸아이의 진로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눈사람을 만들어 우리 딸에게 선물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스키복을 꺼내입고 모자와 장갑도 챙겼습니다.
저는 눈이 그렇게 무겁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오빠들이 만든 눈사람에 눈썹을 붙이거나 다듬는 일만
거들다가 직접 눈을 굴리는데 남편과 둘이 힘을 합쳐도 버겁더군요.
지나가는 아저씨께 도움을 청하여
겨우 원하는 곳에 몸통을 자리잡고, 머리를 올렸습니다.
머리로 쓸 눈덩이는 도저히 들어 올릴 수가 없어서
아깝게 만든 눈덩이를 삽으로 조금 깍았습니다.
그러고도 대책이 서질 않아 지나가는 또 다른 아저씨II 에게 도움을 청하여
겨우 올려 놓았습니다.
나무 젓가락으로 눈썹을 세우고,
재활용통 뒤져 까만 플라스틱으로 코 만들고,
빨깐색 포장끈으로 입술도 만들었습니다.
목에는 리본도 묶어주었지요.
깃발에는 "단은이네 눈사람" 이라는 글씨도 크게 써서,,,,,
제 키와 비슷한 크기의 눈사람을 보면서,
남편과 저는 딸 아이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 둘이 살면서 앞으로 언제 또 이렇게 큰 눈사람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오늘 아침,
줄넘기하러 밖으로 나갔던 딸이 울상이 되어서 들어왔습니다.
누가 눈사람을 다 망가뜨려 놓았다고,,,,,,
그러나, 저는 압니다.
어제 만들었던 눈사람이 우리 세 사람의 마음 속에
아주 오랫동안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으리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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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얼음 얼었을때. 
다시 보게 된 시부모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