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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게된 이유
박복남님의 여행 글을 읽고 새삼 저의 여행 경험이 떠오르네요. 지난번 미솔님과 퀸님을 만났는데 왜 궁금해하는 내용은 적지 않고 딴소리만 적었냐고 꾸지람(?)하셔서 이제야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 여행을 하게된 이유? 저는 92년 겨울에 결혼을 했고 93년의 어느 봄날 퇴근후의 저녁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살아가면서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이 무어냐고? 바로 나오는 그이 대답은 바로 세계여행이었죠. 당시 저희는 맞벌이였고 사실 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못꿀 상황이었지만 저는 이내 좋다고 대답했습니다. 단, 지금부터 딱 1년후에 가자. 벌어서 . 그의 꿈인데 또한 나역시 어릴 적부터 막연히 가졌던 꿈이었는데 하고 싶은 일하면서 살자 우리. 지닌 것 모두,직장까지도 버리고 떠나야 했기에 마음 비우는 일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그는 대기업의 3년차 사원이었고, 저 역시 대학 졸업후 사회단체에서 직장생활을 했지요. 그 날부터 저희는 주말이면 한국관광공사, 한국유스호스텔연맹, 각 나라 대사관 등을 순례했고 가고자 하는 나라의 경제,역사,문화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 수집과 관련서 탐독으로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한국 소개 책자까지 만들어 토달고 적으며 준비했지요. 매일 밤마다 상 펴놓고 머리 맞대고 벽에는 세계지도 붙여놓고 이리 재보고 저리 재보고, 공부하고, 얘기하고, 공부하고...... 남편은 전체 일정을 짜고, 저는 세부 계획들을 짜고....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무모한 일이라고도 생각되지만 그립습니다. 그 때가.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저희보고 "이민가세요?'하더라구요. 유스호스텔에서는 미친부부1호로 낙인(?)찍히고....... 간혹 주말에 양가 어른들이라도 오실라치면 지도 떼어내고, 관련서 책장에서 뒤집어 놓고 시치미떼고..... 그렇게 1년을 미친 듯이 공부하고 돌아와 6개월은 살아야하니까 월 100만원씩 600만원은 생활비로 남겨두고 전세금외의 나머지를 들고 겁도 없이 94년 5월 영국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5개월을 돌고 돌다가 귀국 남편은 외국계 회사에 다시 취직을 했고 저는 다음해인 95년 저 혼자서 2달을 또 다시 여행했지요. 물론 저의 든든한 후견인은 바로 남편이지요. 이후 96년 또 다시 함께 여행 준비를 하다가 ( 비행기표까지 끊어 놓고 준비했는데) 바른생활사나이를 임신, 저의 여행 계획은 접고 남편만 혼자서 3주를 돌고 돌아왔습니다. 그 이후엔 한 해에 한 나라만 공략(?)한다는 생각으로 일년에 한 나라씩 다녀왔네요. 지금은 늘 세계의 많은 일에 큰 눈 뜨고 지켜보려 노력하는 주부로 이렇게 지냅니다. 지금도 저희는 살아오면서 가장 잘 선택했던 것이 바로 그 때의 여행이었다고 생각하며 서로의 마음 모으는 일에 주저함이 없었던 점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려움을 없애고, 여차하면 돌아와서 슈퍼에서 계산원이라도 하지 뭐 하는 심정으로 사고친 일이 지금은 피와 살이 되고 있다고 여겨져요. 부모님일이요? 떠나기 일주일 전 방문해서 원대한 계획(?)을 말씀 드리자 이미 말릴 수 없던 상황으로 까지 번진 상태라 오히려 잘 다녀오라고 등 두드려 주셨어요. 여행 다니며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경비까지 쥐어주셨던 친정 아버지 ............ 많이 그립네요. 그해 겨울 돌아가셨거든요. 떠날땐 공항까지 태워다 주실 정도로 정정하셨는데 돌아와보니 아프셨지요. 돌아올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여행 발길 닿는대로 맘가는 대로 머물렀다가 다시 떠나는 그런 여행이 오늘은 더 그립습니다. 궁금증 풀리셨지요? 고맙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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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칼렛 용기를 내 |
 같은 하늘 아래...(답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