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의 바를 내려가며 지난 글을 읽었습니다.
지난 간 글 중에 울산의 딸기님의 소식도 있었고 반가운 아이넷 님의 소식에
모모투님의 좋은 글도 그리고 첫 흔적 조심스럽게 남기신 토리님의 글도 있었네요.
이제 정신을 좀 차렸습니다.
달리 적응이랄 것도 달라진 것도 없는데 집 떠난 공백 2년이,
두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네요.
어제 밤늦게 아이를 데리러 학원 앞에서 정차하고 기다렸습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를 한 빵집과 골목어귀 포장마차에서
번져나는 김과 제법 겨울다운 바람에 가로수는 흔들리고...
멋진 겨울 그림이였습니다.
그때 지치고 무표정한 아이들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 속에 두달 전에만 해도 검게 그을려 망아지처럼 뛰던 우리 아이도
그 아이들과 똑같은 표정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지요.
순간 영화 세트처럼 한국의 겨울이, 우리네 사는 모습이 이거 였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지치고 힘들 때 떠올릴 수 있는 귀한 추억들이 많이 있다는 것,
이제 시작이라는 새로운 각오가 있다는 거지요. 쉬지 않고 왔다면
이런 ‘시작’의 의미를 몰랐을 테니까요.
한해의 마지막이네요.
아이들은 해가 바뀌면 새로운 학년이 되고, 공부해야 할 새책도 주고,
새로운 반에 선생님이 주어지잖아요,
우린 오늘 같은 내일 다시 새해가 되어도 새로 주어지는게 없으니...
머리 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접고 다시 세우고 그리고 조바심을 내며 다시 세워보고
이제 습관이 되어 버린 그냥 그냥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연말입니다.
누군가 해야 할 일들을 교재로 나누어 쥐어 준다면 좋겠는데요.
귀한 연말 보내고 계신가요?
주라 가족들의 새해 계획은 소망은 무엇이신지요?
저는 집의 의미를 진하게 느끼는 연말 보내고 있습니다.
집이 그냥 House가 아니라 Home라는 거요. 밖이 추워서 집이 더 따뜻하고
건물이 아닌 가정이여서, 가족이 함께 있는 홈이여서 더 뜨끈하게 보내고 있어요.
새해엔,
욕심내지 말고 계획했던 일들, 딱 능력되는 만큼만 이루어지도록 기도합니다.
주라 식구들
모두 새해에 바라시고 계획하신 일들 다 이루어 지시길 기원합니다.
올해 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내년이 되길 희망하며
힘든 일은 올해로 다 끝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