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속 낙서.
세탁기에 넣으려는 남편의 바지 주머니에서 버시락거림이 있어 꺼내보니,
귀퉁이 낡은 낙서 쪽지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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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다름없이 일어나 보니,
아내는 앞치마 치마 치고 돌아서 있다.
물소리 때문인지 나의 기척은 아는지 모르는지?
30년을 하루같이 눈뜬 아침 내가 제일 먼저 만나는 아내의 뒷모습!
왜? 오늘에야 그모습이 내눈에 들어왔을까/
아프다 앓다가 잠들었어도 눈뜨면 그모습/
화나서 밤새 잠못들어 뒤척이던 그 아침에도 아내는 언제나 그대로였다.
왜? 오늘에야 내눈에 그 뒷모습이 눈에 띄었을까?
단둘이 사는 이집에 누굴위해 하루 같이
무엇을 저리도 씻고 다듬고 지지고 볶고,... 닦고 쓸어내고 ...
나라면 하루도 귀찮을 일을 긴세월 한결같은 모습의 아내.
그 아내는 아직도 내곁에 서 있다.
언제나 엷은 미소를 놓을줄 모른채....
내-아내는 뒷모습에서도 따스함이 배어 있다.
나 -라는 놈 참으로 한심한 놈이다.
그 모습이 이제야 눈에 들어오다니....
남은 세월 얼마나 남았다고 돋보기 쓰지 않으면 신문도 못읽는
이 나이가 되서야 이제야 저 뒷모습이 안스럽다니....
??????? !!!!!!!!
...........
아무말 없이 나는 세탁기를 돌린다.
그리고 못본채 그 낙서를 내 일기장 갈피에 끼어 둔다.
"가을인가 보다..."
"늙어 가는 우리의 또-하나의 모습을 본다."
10월 12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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