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 시리즈 18 (투병, 그리고 별세...)
중환자실에서 보름만에 의식만 겨우 찾자 병실로 옮겨져
두 달이 넘어 퇴원하셨다.
말이 퇴원이지 사람의 모양이 아니었다.,
식도와 기도가 마비되어 코에는 식사 피딩 고무호스,
목에는 구멍을 뜷어 쇠파이프가 꽂혀있고 미동도 할수 없는 중환자...
더 이상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한다.
당장 내방에 간이침대를 들여다 놓고,
철저한 24시간 간병체제로 돌입했다.
사골 국물에다 각 가지 곡식을 갈아서 미음을 만들어
바늘을 뺀 큰 주사기에다 넣고
코에 꽂힌 호스에다 천천히 주입 시키는 일 .이렇게 식사를 했다.
하루 5회식사와 약을 투입해야 하고 물이나 주스도 그렇게...
먹일 때마다 마비된 식도에서 기도로 잘못 들어가 재채기에 눈물 콧물까지. .
금방 질식하는 것처럼 무섭다..
목에 꽂힌 쇠파이프로 숨을 쉴 때마다 가래가 세어 나오니 차마 보기 힘들었다.
그때의 비참함은 돈이 없는 서글픔이나,
재판장에 서 있을 때의 초조함에다 비기랴?
처참하게 변해가는 어머님 모습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남편은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차마 못봐 점점 술에 취하는 날이 많았다.
그렇게 먹이고 입히고 받아내고 씻기고 6개월, 후부터 차츰 차도를 보이더니
간단한 의사소통도 가능하고, 호스들도 제거되었다..
나와 한방에서 먹고 자고 꼬박9개월을 지냈다.
나중엔 골다공증에 대퇴 골절로 다시 입원하셨을 땐 ,.
금방 1시간을 못 넘긴다고 집으로 도로 모셔와 23일 되던날
“애비는 저렇게 바깥일로 바쁘니 막내를 너에게 맡기고 가야겠다".
내가 죽고 없어도 정신을 못 차리면 곧 데려 갈테니. 그때까지 ...
꼬-옥 부탁한데이, 니만 믿고 간데이.. 너무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애미야! 정말 막내 부탁한데이 .... 마지막 내게 남긴 말씀...
귀에 쟁쟁~~~ 메아리 처럼~~~
일흔 넷 음력 삼월 삼진 날 토요일 밤
온 식구 다 있을 때 잠시 다녀올 사람 처럼 그렇게 떠나셨다.
얼마 후 정말 막내 까지 저세상 사람이 될 줄이야? 이게 꿈도 아닌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그 어린 삼남매를 내게 맡기고 “형수 정말 미안해요.”
막내의 임종을 또 보다니...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다시는 내 어머님과 막내를 만날 수는 없었다.
그 길이 정말 먼 길인가 보다. 영영 돌아 올수 없는 길이라니..
연산홍과 목련은 흐드러지게 피었지만,
아무도 돌아 보지 않았다...남편은 소주병을 달고 살았다.
먹고 싶지도 않고, 좋은 것도 없고...,오래도록 우울하게 지냈다.
나 역시 해탈한? 사람 같았다.
돌처럼 굳어 아무 생각도 없이...
멍청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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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보낸 서른 두번째 편지... 
95세된 할머니의 죽음앞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