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 시리즈 7 (생산현장의 굴뚝..)
사방이 포도밭으로 둘러 쳐진 아늑한 마을이지만,
아침이면 수백명의 똑같은 제복의 출근행렬은 장관을 이루었다.
집에 있는 아낙들까지 힘이 솓는 아침이 열린다.
한 때 우리나라 수출의 상당 부분을 섬유가 차지했고
섬유산업 현장은 24시간 굴뚝의 연기가 힘차게 오르고
노, 사 라는 단어를 따로 구별하여 들어볼수 없을 만큼
노사혼연일체 시대가 있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수출100억불, 목표, 경제기획 5개년 계획이 한창인 때
나 자신도 가정 경제 5개년 계획을 착실히 짜고 실천해가고 있었으며,
시어머님과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되었고,
어설프게 알고 있었던 남편의 성장배경, 그톡록 가슴아린 그때의 가난,
내성적인 성격형성의 원인들...
친정과는 또다른 가족사가 거기에 있었다.
결혼한다는 의미는 남편 한사람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시댁 가족 전체를 사랑해야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하는
순간 순간 들이였다.
남편은 일에 파묻혀 얼굴보기도 힘들고, 가까히 사는 시동생, 시누이가족들과
정말로 한가족이 되어 날마다 부대끼며 산다.
좋아하는 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아이는 하루 하루 건강했고,
마당의 보라색 꽃잔듸는 온동네 자랑거리였다.
사택부인들도 거대한 식구가 되어 서로 서로 어느집엔 숫가락이 몇개며,
누구 집에 어떤 손님 다녀가는것 까지 빤하게 서로를 열고 살았다.
나는 그사택에서 제일 나이 어린 막내였고,
일복도 많았다.
남편의 상사가족은 나에게도 어른이였고,
보고 느끼고 닮는 것이 모두 나에겐 좋은 경험이였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할일을 찾아본다. .
이번엔 섬유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도 있고,
가끔 회사에서 "짜투리 양장지 양복지를 아주 싸게 파는 행사도 있고해서
복장학원에 등록을 해서 옷본뜨는것 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치마, 바지, 투피스, 코트까지....만들어 질땐
혹시 먼 훗날 디자이너가 되는건 아닌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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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속 낙서. 
가끔 잊고 있던 오래 전 일이 떠오를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