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방 속을 들여다 본다.
전철을 타거나 길을 나서면 가끔
"저사람 손가방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호기심을 가지곤 한다.
일본여인은 뜨게질을 하거나, 작은 책이 들어있고,
불란서 귀부인은 향수가 빠지지 않는다고도 한다.
내 손가방속엔 언제나 나를 따라 다니는 수첩과 펜이 있고,
지갑, 동전 주머니, 손수건, 입술연지하나, 그져 조촐하다.
남편은 늘-손가방속에 넣는 조금 값나가는 펜을 내게 선물하곤 한다.
무언가 자주 메모하는 습관을 가진 내게
" 나이도 있고 하니 볼펜 하나만이라고 좋은걸 쓰라고"
내가 아끼는 물건 중에 하나인지도 모른다.
어제 전철 속에서 어떤 예쁜 젊은 여인의 손가방이 누구와 부디쳐
쏟아지는데 화장품만 수북하게 흩어진다.
화장품하나가 깨진걸 보고 부딛힌 사람에게 막-화를 내면서 하는 소리
"이거 얼마나 비싼건데...."
짜증섞인 목소리가 순간 나를 슬프게 했다.
젊고 예쁜얼굴에 무얼 저렇게 많이 덛칠하길래 손가방속까지 잔뜩....
멀리 굴러간 볼펜을 주어 건네주니 하는말...
" 괜찮아요, 없어도 상관없어요"
계속 화장품하나 하나를 열어보고 아직도 펴지지 않는 얼굴....
그러나 난, 그 전철에서 내리기 전에 생각을 바꾸었다.
나와는 좀 다르지만, 결코 나쁜건 아니라고,
그여인에게는 볼펜보다 훨씬 화장품이 중요할지도 모른다고 ...
그렇게 연습하고 훈련하면서도
나와 다른생각에 공감하고 받아들이는데 아직도 인색한건 아닌가?
나를 돌아본다.
그리고 거울앞에서 곱게 화장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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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비.. 
제비꽃에 대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