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에게 쓴 편지
얼마전 막내딸이 다니는 중학교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에게 사랑이 담긴 글을 쓴 편지를 보내 달라는
알림문이 왔습니다.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공부해라' 라는 말로 조사 되었답니다.
부모님의 어떤 좋은 말씀도 잔소리로 받아들이게 되면서도
부모님의 신뢰와 사랑을 최고로 원하다는 학생들의 발표로
서로에게 좋은 방법을 생각해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쓴 편지나 엽서를 보내기로 했다며 숙제를 내주셨답니다.
그래서 쓰게 된 편지랍니다.
사랑하는 막내딸 수민에게.
수민아. 엄마야.
촉촉하게 내린 봄비에 꽃구름 같았던 벗꽃은
길 위에 떨어져 또 다른 벗꽃을 피게 했단다.
수민이가 엄마에게 목련꽃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엄마는 깜짝 놀랐단다.
목련은 대통령 꽃이라는 수민이의 말.
봉긋한 봉오리,
활짝 핀 꽃,
그러나 땅 위로 떨어진 지저분한 꽃잎을 보면
임기가 끝나 여러가지 비리로 언론에서 부끄럽고 추한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 꽃이라던 수민이의 말이 엄마를 놀라게도 부끄럽게도 했어.
언제 이렇게 자랐나?
기저귀에 우유병을 물고 다니던 작은 수민이.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하려고 수민이 앨범을 꺼내 보았더니
조그만 수민익 앨범 안에서 웃고, 울고 있더구나.
유난히 폭죽을 무서워해서 생일 잔치 모습마다 울고 있는 모습,
샘 많은 둘째언니에게 괴롭힘을 받아 찡그리거나 뺨에 눈물 자국이 남아 있는 모습,
그렇지만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도 많았어.
한참 종이접기를 배우던 엄마 옆에서 조용히 않아 '완성'이란 한글을
제일 먼저 읽었던 수민이.
언니들과 함께 커버려 그림 동화책 보다는 글씨가 많은 동화책을
거꾸로 들고 있기도 했지.
'엄마 잃은 아기 참새'란 책 속의 삽화를 너무나도 똑같이 그려 놓아
아빠, 엄마는 그 그림을 보고 또 보고 하며 신통해 했단다.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몸도, 마음도, 생각도 많이 큰 수민아.
엄마는 수민이를 아주 많이 사랑해.
수민이가 가진 좋은 점도,
수민이가 가진 모자란 점도......
중학교에 들어와서 열심히 노력하는 수민이의 모습은 정말 예뻐.
엄마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거 알지?
노력한 다음의 부족한 결과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노력하지 않고 나오는 결과에 대해서는 잔소리를 하겠지.
그렇지만 엄마의 잔소리 보다는
수민이가 스스로 수민이 삶에 귀한 시간을 아껴서 써야 되겠지.
살아가는 시간은 한번이란다.
지나가면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게 시간이란다.
중학교 1학년도 1번, 14살도 한번 뿐이지.
공부는 수민이가 살아갈 시간을 위해서 하는거야.
여러가지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서
오랜 시간이 흐른후
수민이가 자신의 시간을 되돌아 볼 때,
중학교 1학년 때 나는 정말 재미있고 행복했었어. 라는 말을 하면 좋겠구나.
엄마만큼 자란 수민이지만
엄마 마음 속에서 항상 아기같은 우리집 막내딸에게
어느 봄날 엄마가 쓴다.
막내와 함께 살아 온 시간이 행복하게 떠오릅니다.
여러분도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 보세요.
지나간 시간들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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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닦는 사람 
'부뢰'의 <상하이에서 부치는 편지>를 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