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차안에서 화장을 했다
난 화장하는거 무지 싫어한다
화장 하면 뾰루지도 잘생기고
늙어서? 화장이 잘받지도 않는다
그러니 일년에 화장을 하는 횟수가 열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화장을 하며 투덜댔다
"화장 해도 안이쁘고
안하면 더 이상하니 안할 수도 없고...*&^%$#@...
화장 안하면 사람들이 어디 아프냐고 물어싸니
안할 수도 없고... 투덜투덜..."
이 말을 듣더니 남편이 이런다
"그래도 호박에 열심히 줄을 그어봐.
열심히 그으면 수박같애."
여기까지만 하면 좋으련만 꼭 한마디 덧붙인다
"멀리서 보면..."
멀리서 보면 수박 같단다
청춘을 잃는 대신 나이 듦으로 해서 얻어지는 경제적 안정,
어떤 일에 대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도 많아지지만
외모만 생각하면 서글퍼진다
보석처럼 아름답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탄식처럼 내뱉었다
"해는 뜰 때도 아름답고 질 때도 아름다운데
왜 사람은 질 때가 되면 안이쁘지?"
그 말을 듣더니 남편이 이런다
"나이 들면 마음이 이쁘면 돼."
그러나 마음 이쁘기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