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눈과 함께 한 태백
"와!", "야호!"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급식봉사를 하는데
반 아이들이 갑자기 교실이 떠나갈 듯하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창 밖에서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쁜 마음에 흥분한 어린아이들은 점심시간 내내
눈에 관한 즐거운 일들을 서로 이야기나누며 행복해 하였다.
덕분에 급식을 도와주던 선생님과 엄마들도 잠시 동심으로 돌아갔는데
'요즘은 눈이 많이 오지 않아 아이들이
눈 뭉치를 굴리며 눈사람을 만들어 보지 않아
큰 눈사람은 그림에만 있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어린 시절 겨울이면 눈과 함께 즐겁게 보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태어나서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강원도 태백에서 살았던 나는
다른 사람보다 눈에 대한 추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서
지금도 어릴 때의 기억이 또렷이 생각난다.
어렸을 때는 참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겨울 내내 항상 수북히 쌓여 있었으니까.
눈이 오면 우리형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우선 집 마당에
눈을 차곡차곡 쌓고 그 안을 파서 에스키모인 들이 생활하는
이글루 같은 모양으로 집을 짓고 바닥에 가마니를 깔아
촛불을 켜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눈으로 높은 미끄럼틀을 만들었고,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도,
각자의 키보다 높은 눈사람을 하나씩 만들어 세우면 날씨가 점점 추워져
겨울 내내 꽁꽁 얼어 이듬해 3월까지 우리에게 즐거운 놀이동산을 제공하였다.
또한 언덕이 있는 곳은 비닐을 깔고 앉아 타고 내려와
요즘의 눈썰매장을 만들었고
저수지는 썰매와 팽이를 지치는 아이들로 가득하였다.
눈 많고 추웠던 태백의 겨울은
低?시절 눈과 함께 하는 '우리들의 천국'을 만들어주었다.
지금은 태백에도 예전처럼 눈이 많이 오지는 않는다.
따라서 얼음집도 눈 미끄럼틀도 커다란 눈사람도 보기 힘들다.
하지만 어린 시절 겨울이면 눈과 더불어 자연을 만끽한 나는
지금도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눈에 대한 가슴 설렘과
소중한 추억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 오래 전, 한 사보에 '눈'에 대한 이야기로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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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활 사나이 2 
눈 내리는 궁궐에 가 보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