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그 엄마에 그 딸로 자존심 강하고 꼿꼿한 막내딸에게 시련이 있었습니다
일년내내 여름만 계속되고, 알라신을 숭배하고 영어도 일어도 아닌
생판 낮설은 언어로 이야기 하는, 밥도 손가락으로 집어 먹는다는,
서방 이라고 따라간 곳, 그런 지구 끄트머리에서...
힘겨운 시대를 살아온 엄마는 제일 먼저 끼니를 걱정했나 봅니다.
제 아무리 날고 뛰어도 배 곯고는 어디에서도 못사는 이치를
익히 아시는 엄마는 신라면 1박스를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막내딸이다 보니 집에는 두분이서 의지하며 사시는 터였는데
막내가 살고 있다는 주소가
JAKARETA TIMUR INDONESIA KERAMATJATI HARAPANPUNDA (B.H.P) BLOK21 NO 23 이렇다 보니
일흔이 넘으신 엄마가 애태우다 동네분중 친척이 미국에 있어
편지를 보내 본적이 있다는 세탁소 아저씨께 대필 부탁하고
신신당부하시어 보내셨답니다.
엄마는 당신 속으로 난 막내딸 성격을 익히 아시고
보내시고 난후 어디서 거져 생겼다며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난감한 것이 한참 뒤떨어진 나라이다 보니
공공기관에는 의례 급행료가 있는데다, 돈많다는(?) 한국에서 온 물건이라고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불러놓고 배짱을 튕기기 일쑵니다.
시내에 있는 한국슈퍼에서 사는 것이 더 싼값이 되었으니
함께 사는 현지인과 찾아가 두어번 언성을 높이다가 포기해 버렸습니다.
합리적인쪽으로 선택한 듯 싶지만 사실 정확한 이유는
그무렵.... 우습게도 찾아올 돈이 없었습니다.......그랬다는 전설같은 이야기
......몇일후
엄마의 전화를 받고... 신라면 잘 먹고 있다고 이야기 했지요
도착한 것이 신통하기만 한지 못먹게 된 것은 아닌지, 누가 갔다 주더냐,
라면 박스속에 누룽지 사탕도 2개넣었는데 그대로 있더냐 등등을
물어 보시고 흐믓해 하시며 끊으셨습니다.
그날....... 만약이라도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엄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안살고 말리라고 애꿋은 남편을 원망하며
베갯잇을 훔뻑 적시고야 잠이 들었습니다.
두어달 지났던가...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
외국에서 보낸듯한 물건이 도착했는데 막내딸이 보낸 것인지
행여 실수할까봐 풀어보기 전에 확인 전화를 하셨던 것입니다
어 ,어, 한두마디 주고 받다가 내가 먼저 심장이 뚝. 떨어지는 느낌과 동시에
신라면이 되돌아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바로 엄마도
눈치를 채시게 되었답니다.......... 훗
우리엄마.....
3살 때, 지 어미 쫒아가서 겨울눈이 뭔지도 모를 손자를 위해
몇 년만에 폭설이 내렸다고 떠들어 대던 겨울 어느날.
동네 공원에 가서 소나무, 시소, 벤취에 수북히 쌓인 눈사진을
찍어 보내주셨습니다
카메라 앞에 서만 계셔봤지 찍을줄은 모르시던 엄마가
사진을 찍어 보내기 까지의 고충은... 조금 알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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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을 두고 함께 있어도 늘 그립다고 했던가요... 어느 시인이
전 길건너 사시는 엄마가 늘 그립습니다. 못봤던 세월만큼
시간이 오늘따라 왜이리 더딥니까
퇴근길에 엄마집으로 바로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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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 자작시- 
어버이날 받고 싶은 선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