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커피 두잔
저희 엄마,아버지는 일흔하고도 절반이 훌쩍 넘은 연세십니다
아버지는 오래전 뇌막염의 휴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하시고
엄마 역시 두어해 전 부터 걸음을 힘들어 하십니다
몇일전 막내사위가 되는 제 남편이 소주한병 주머니에 차고 가서는
장모, 장인은 결혼을 어떻게 하셨는지,
결혼전에는 무슨일을 하셨는지, 카츄샤에 있게된 사연은 무엇인지,
6.25때 대동강을 어떻게 건너오셨는지,하다못해 어렸을적에 일 등을
꼬치꼬치 물으며 말씀을 듣고 또 신기해하고, 따져 묻기도 하니
어제 일 인냥 한참 활동할때의 모습처럼 이야기 하십니다
......정말..... 놀랍더군요
엄마 아버지가 그토록 생기 넘치시고, 또렷하시고, 힘까지 실어서
말씀을 하시는것을 처음 보왔습니다
서로, 그땐 그런것이 아니였다고 반박까지 하시면서 고쳐잡고
약간의 흥분까지 하시더군요
나이가 들면 방금 일어난 일은 금새 잊어 버리지만
아주 오래된 일들은 새록새록 생각이 더 한답니다
보통 찾아 뵙는다고 하면서 손자들 앞세워 절도 하고
화목하게 사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곤 하지요
하지만 일흔 아니라 여든, 아흔의 노인들도
자신이 주체가 되었을 때 힘이 실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것을요
돌아오는길에, 남편은 잘난척 합니다
너희 아버지 결혼하시기 전에 정확히 무슨일 하셨는지 알아?
이러쿵 저러쿵 되서 너희 엄마와 결혼 하게되고, 그래서 엄마와 큰언니만 이북에서 먼저 오신거고 그래서 장모가 고모한테 섭섭하다고 하신거고......
우리 엄마 아버지의 역사를 이야기 합니다
^^*
아이들을 휼륭히 키우는 요령이나, 이해하는 사랑의 기술도 있듯이,
분명 노인분들 섬기는 기술도 있을터,
두손모아 큰절하고 예를 다 하는 것 만이 효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나름데로 결론지은 효라는 것이 말입니다
살아온 세월을 인정해 드리고, 현재 역시 주역 대접을 해드리는 것 같습니다
일요일 오후3~4시면 엄마네 집에 갑니다.
집안에서라도 자주 움직이시는 것이 좋은 우리 아버지 심부름(?) 시키러요
아부지~ 커피타죠!
커피가 아버지 전문이 된 것은 이미 우리집 오래된 전통(?)입니다
커피를 타실려면 한참을(?) 걸어서 10분정도 기다려야 되는데,
타는 도중 절반 식어 녹지않은 프림이 떠있고
되돌아 오시다 다 식은 커피 허옇게 되어 있습니다.
엄마는 눈을 흘기며 "물좀 팔팔 끓이라~우" 하십니다
아버지는 "먹어보고 얘기하라우"
이러니 저러니 해도 모시고 사는 며느리가 효부요
명절때나 되야 보면서 입만 나불데는 것 보다
걱정을 좀 끼쳐드려도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하는 것도
효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녀석 책사서 읽고 독후감 써야 한다고
전화통에 난리를 부립니다
이럴때,또 효도한번 할까부다
할머니한테 가서 10,000원 만 빌려 달라고 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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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번 돌리니 극락이 예 있구나" 
15년 만에 만나는 친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