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생각]21. '초심' 잃지 않기
어제 글쓰기 공부를 하러 온 3학년 남자 아이가 현관에 들어서면서,
"선생님, 벌 보셨어요? 동부 아파트 화단에 이만한 나무들이 조르르 있잖아요?
거기에 벌이 있어요."
하며 목소리의 톤과 볼륨이 높아졌습니다.
누군가는 투명해지는 햇살에서, 또 누군가는 눈여겨 보면 찾을 수 있는
때이른 꽃망울이나 연초록 새순에서 다가오는 봄을 느끼겠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정적인 변화 보다는
눈에 확실히 보이는 '움직이는' 벌 한 마리가 더 신기했던가 봅니다.
새 봄, 여러분은 어떻게 맞고 계시나요?
......................
새 해를 맞이하며 품었던 계획이나 소망들.
현실과 부딪치며 조금씩 시들해지고 있진 않나요?
"2002년 나에게 하는 약속"에 글 올려주셨던 분들은 물론 잘- 지키고 계시겠죠?
올해 첫날 수첩에 "초심 잃지 않기"라는 제목을 크게 써놓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처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실망한 기억도 있고,
제 자신 또한 열의를 가지고 덤벼든 일도 어느새 흐지부지 되고 말기도 해요.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삶이 얼마나 더 윤이 흐르고 때로는 촉촉해질까요?
처음 만났을 때 처럼, 갓 결혼했을 때 처럼, 신입사원 때 처럼,
새내기 학생 때 처럼, 개업했을 때 처럼......
....................
결혼해서 둘째 아이 낳을 때까지 남편 출근 길, 퇴근 길 배웅과 마중을 나갔었습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주차장까지 나가면, 옆집 아저씨가 부러운 눈길을 보냈었죠.
더러 퇴근 길에 '나 오늘 차 놓고 가' 그러면 버스정거장에 나가 기다렸습니다.
아, 너무 먼 기억같네요.
지금은요? '나 저녁 먹고 가' 그러면 왠지 좋던데요?^^*
사계절 중에서 유독 봄에만 '새'자가 붙더군요.
새 봄과 더불어, 여러분의 '초심' 얘기를 듣고 싶네요.
한 때 설레었거나 타올랐던, 그리고 이젠 잊고 있거나 잃어버린,
혹은 잘 간직한 그 첫마음을요. 혹은 이제 막 갖게 된 마음도 좋겠네요.
남편, 아이, 친구, 직장, 공부, 취미생활, 건강관리, 봉사....등등
다시 한 번 마음을 새롭게 하는 다짐의 글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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