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개장롱
봉숭아물 들이고 나서 2주쯤 지나서
초생달만큼 내려왔을 때가 가장 예쁘다
그 위에다 은색 반짝이 메니큐어도 칠했다
내가 봐도 예뻐서 어제 아침 식탁에서
남편에게 손을 내밀며 이쁘냐고 물어봤다
내 손을 소 닭 보듯이 쳐다보더니
"자개 장롱 같구만." 한다
뜨아!
그러면서 봉숭아물 들였으면 자연스럽게 그냥 둘 일이지
번쩍이는 메니큐어까지 칠했냐고 핀잔까지 들었다
손을 살포시 잡아주며 이쁘다고 찬사를 들을거라는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다
내가 툴툴 댔더니 보다못해 큰애가 나서서
"엄마, 이리 내놔봐. 내가 봐줄게. 이쁘네, 뭘."
이런다
딸의 칭찬으로는 성이 안차서
재차 남편에게 손을 내밀며 물어봤다
"이뻐요, 안이뻐요???"
"(마지못해)이쁘네
비싸겠네, 자개가 많이 들어가서..."
이 글을 혹시 남편분들이 보신다면
오늘 집에 가셔서 부인 손 한 번 살포시 잡아주고
당신 손 예쁘다고 칭찬 한 번 해주십시요
그러면 여자들은 그 한마디에 살맛이 납니다
돈 안들이고 점수 딸 수 있는데 왜들 그렇게 인색한건지, 원...
내가 아는 누구네 남편은 부인이 은색 메니큐어 칠한걸 보고
"손톱에 별이 떴네." 하더랍니다
그만큼 낭만적인 찬사까지는 바라지도 않을테니
부탁하건대 자개장롱 같다는 엽기적인 표현은 말아주십쇼
강조하건대 남편은 소가 아니고
부인 또한 닭이 아닙니다
와이프는 사랑 받고 사랑 주고 싶어하는 한 여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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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마음이 따뜻한 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