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선재센터 시각장애인 미술전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어린이들도 로댕의 작품을 즐길 권리가 있다.’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는 4일부터 시각장애인들의 미술작품을 모은 ‘우리들의 눈’ 4번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과 일본, 영국의 시각장애인들이 만든 작품 63점이 선보였다.
전시작품 중에는 충주 성모학교 4학년 권유진양의 작품(作品) ‘해리포터와 불의 잔’ 등 초등학교 시각장애인들의 작품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어린이들은 이 작품들을 만들기 위해 지난 여름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전혀 앞을 볼 수 없는 권양은 작품을 만들 때 대나무에 구슬과 실을 엮느라 애를 썼다. 친구들의 도움도 있었지만 잘못됐을 때는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했다.
‘사랑이 샘솟는 나무’를 출품한 한빛맹학교 6학년 나영석군은 “손 감각으로만 이뤄지는 미술(美術)활동이 다른 시간보다 힘들지만 작품을 만들고 나면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시회장을 둘러본 많은 미술가들은 “작품이 독창적이고 하나 하나 정성이 깃들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시회장에는 전국의 시각장애 특수학교 어린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각장애 어린이들은 출품된 작품을 하나씩 더듬어가며 감상한 뒤 환한 표정으로 서로 느낌을 말하기도 했다.
일반 어린이들도 부모와 함께 전시장을 찾아 눈을 감고 손으로 만지면서 작품을 감상하기도 한다.
전시장 한편에는 3학년 국어 읽기책과 식물(植物)도감 등 점자책들이 전시된다. 시각장애어린이들의 작품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화도 상영된다. 점자의 구성원리에 대해서도 배워 볼 수 있다.
전시회를 주최한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는 전국 맹학교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해 미술교육을 돕고 있다. 전시회는 20일까지 열리며 관람료는 없다. 문의:02-73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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