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복 한벌과 소주 두병.
노란 포장지에 예쁘게 싼, 선물을 내미는 조카의 손,
"큰엄마, 너무 작은 선물인데요...."
큰아버지는 술 좋아하시니 소주 두병하구요...
난 와락 목이 메여 왔습니다.
용인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조카, 수습 끝나고 첫 월급 탔다고 큰엄마 큰아버지께
선물을 준비한 모양입니다.
풀어보는데 나는 기쁘기도 하지만, 자꾸만 눈물이 나려해 참느라 혼이 났습니다.
미색 바탕에 예쁜 꽃무늬가 놓인 겨울 내복이었습니다.
사이즈도 딱 맞게 골라, 그정성이 너무 기특하고 대견했습니다.
나는 큰소리로 다른 조카들도 불러 놓고, 자랑했습니다.
그는 아주 소박한 웃음띤 얼굴로 한마듸 합니다.
원래 첫월급 타면 엄마 내복 사드린다는데 내겐 큰엄마가 엄마니까요....
나는 금방 들어와서 그 내복을 입었습니다.
너무 포근하고 따뜻해서 양팔을 자꾸만 껴 안아 봅니다.
아마도 어떤 값 비싼 선물보다, 이만큼 따뜻한 선물은 없을것이니까요.
나는 오늘 밤 돌아가신 시동생 내외를 꿈에라도 만나면,
"이제 걱정 말라고, 철이 들어가고 있으니 기뻐하라고 할랍니다"
이렇게...
우리집 주말 만원버스는 오늘도 웃음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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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안고 사는 사람들 
시월의 마지막 밤을 
